DJ 정부 이래 초대 비서실장 평균 13개월 재임…강훈식 ‘사표 수리’ 앞두고 거취 촉각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을 보며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정부 초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역대 대통령비서실장의 재임 기간에 관심이 쏠린다. 강 실장은 지난해 6월 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초대 비서실장에 임명돼 약 15개월간 대통령을 보좌했다. 김대중 정부부터 윤석열 정부까지 역대 초대 비서실장의 평균 재임 기간인 13개월보다 긴 편이다.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청와대 2인자라는 상징성이 크다. 역대 정부에서 비서실장 교체는 국면 전환용 카드로 활용돼 왔다. 비서실장들은 물러난 이후 당으로 복귀해 정치적 역할을 맡기도 했다.
초대 비서실장의 교체 사유는 정부마다 달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들은 총선 출마를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호남 화합을 고려한 탕평인사로 노태우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경북 출신 김중권 전 의원을 초대 비서실장에 발탁했다. 김 전 실장은 2000년 4월 16대 총선 출마를 위해 1999년 사퇴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문희상 실장이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다. 그 역시 총선 출마를 위해 2004년 물러났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초대 비서실장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교체됐다. 이명박 정부의 류우익 전 초대 비서실장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로 정국이 혼란해지자 취임 3개월 만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역대 초대 비서실장 중 최단기 재임 기록을 남겼다. 박근혜 정부의 허태열 전 실장도 정부 초기 잇따른 인사 실패의 책임을 지고 취임 4개월 만에 물러났다.
문재인·윤석열 정부 들어 초대 비서실장은 상대적으로 더 오래 재임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임종석 실장은 남북 정상회담 등 소임을 마치고 집권 중반 국정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취2019년 1월 물러났다. 취임 약 20개월간 만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김대기 실장도 약 20개월간 자리를 지키다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교체됐다.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을 제기하며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하던 상황이었다.
역대 대통령은 취임 중반에 국면 전환을 위해 비서실장 교체와 함께 대규모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2016년 10월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지시했다.
반대로 대통령이 참모진의 사의를 반려한 경우도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0년 8월 7일 노영민 당시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5명이 부동산 정책 혼선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하자, 일괄 수리 대신 순차적·선별적 수리 방식을 택했다. 노 전 실장은 국정공백 최소화를 이유로 유임됐다가 4개월 뒤인 그해 12월 말 최종 사표가 수리됐다.
역대 비서실장 중 정치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례로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전 대통령이 꼽힌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야인으로 지내던 문 전 대통령은 정치권의 차기 주자로 호명된 문 전 대통령은 두 차례 대선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김대중 정부의 문희상 전 비서실장은 6선 의원으로 20대 국회의장을 지냈다.
강 실장은 지난 21일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인사 검증 실패 등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당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 비서실장께서 오늘 드디어 졸업을 한 번 해보시겠다고 하신 것 같다”며 “긴 기간 동안 고생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강 실장이 민주당으로 복귀하면 모종의 정치적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장 출마설이 거론된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첩에는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우원식 전 국회의장,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강 실장의 이름이 적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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