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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21, 2026

지뢰 찾다 발견한 ‘황자화통’ 국내 최고 화약무기로 확인…기존보다 최소 118년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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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화약 무기로 확인된 ‘황자화통’.   국가유산청 제공

국내 최고 화약 무기로 확인된 ‘황자화통’. 국가유산청 제공

왜구를 물리칠 화약무기를 만들던 최무선의 시대일까, 여진을 정벌하며 북방을 개척하던 세종의 시대일까.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화약무기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제작연도가 확인된 가장 이른 화기보다 최소 118년 앞선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전남 나주 금성산에서 발견된 화약무기 ‘황자화통(黃字火筒)’의 몸체에 새겨진 명문(글자)을 분석해 고려 말~조선 초의 유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화통(火筒)’은 화약으로 화살이나 탄알을 쏘는 무기로, 세종 이후에는 주로 ‘총통(銃筒)’으로 불렸다. 유물은 2023년 11월14일 금성산 등산로 공사를 앞두고 미확인 지뢰지대를 탐지하던 군인이 발견했다. 금성산 9부 능선 암벽 아래, 겉흙 약 10㎝ 깊이에 묻혀 있었다. 군부대는 같은 달 20일 매장유산으로 신고했고,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과학적 분석과 8차례 전문가 자문으로 진위·연대를 검토했다.

황자화통은 길이 23.75㎝, 구경 1.66㎝, 무게 1032g이다. 발사체가 나가는 긴 총부리와 화약을 넣는 볼록한 약통, 나무 손잡이를 끼우는 모병으로 나뉜다. 개인이 휴대해 사용한 소형 화기로 추정된다.

‘황자화통’ 모병(6열 27자)과 총부리(1자)에는 총 28자의글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황자화통’ 모병(6열 27자)과 총부리(1자)에는 총 28자의글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황자화통’ CT 촬영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황자화통’ CT 촬영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연대의 실마리는 몸체에 새겨진 글자다. 모병에는 ‘丁巳十二月日 鍊 黃字火筒 重一斤十四兩 監造錄事安休甫 匠人石’ 27자가 6열로 새겨졌다. ‘정사년 12월 황자화통을 만들었다. 무게는 1근 14량이다. 감독자는 녹사 안휴보, 장인은 석’이라는 뜻이다. 총부리의 ‘八’은 제작번호나 관리번호로 추정된다. ‘황자’는 천자문 순서에 따른 분류명이고, 녹사는 실무 관직으로 군기감에 배치됐다.

연구진은 문헌에 총통이 처음 등장한 1356년부터 세종대 화기 체계가 완성된 1448년 사이의 정사년을 대조해 제작연도를 1377년과 1437년으로 좁혔다. 1377년은 최무선의 건의로 화통도감이 설치돼 국가 차원의 화약무기 생산이 시작된 해다. 1437년은 군기감이 세총통을 시험하는 등 세종대 화기 개량이 활발하던 때다.

어느 쪽이든 화약무기 실물 자료가 매우 드문 시기의 유물이다. 제작연도가 명문으로 확인된 기존 국가지정 화기 가운데 가장 이른 것은 1555년 천자총통이다. 황자화통이 1437년산이면 118년, 1377년산이면 178년 앞선다. 연구소는 “고려 말~조선 초 화약무기 태동기에 발견 장소와 제작 시기·제작자가 함께 확인되는 사례는 그동안 국내에서 보고된 바 없다”며 “한국 화기 발달사 연구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형태도 이른 연대를 뒷받침한다. CT 촬영 결과 약통 내부는 둥글고 약통에서 총구로 갈수록 넓어졌다. 화약의 폭발력을 발사체에 전달하는 나무 마개인 격목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의 구조로, 화살 한 대 또는 여러 대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경희대박물관 소장 고총통 2점(1968년 구입)은 출토지를 알 수 없어 정확한 연대와 성격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번 황자화통이 두 유물과 닮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 점을 같은 계열의 초기 소형 화기로 볼 근거가 마련됐다.

성분 분석에서는 구리·주석·납을 섞은 청동 주조품으로 확인됐다. 주석 함량은 10% 이내로 전통 총통의 조성비와 일치했다. 금속 조직에는 별도 열처리를 하지 않은 주조 흔적과 정련 기술의 한계를 보여주는 불순물이 남아 있었다. 약통 안에서는 화약으로 추정할 물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가유산청은 제작연도를 좁히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보물 지정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물은 오는 23일부터 두 달 동안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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