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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7, 2026

“덜 먹고 운동하라는 충고는 그만…비만도 치료받을 권리 있다”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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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록’ 펴낸 장형우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수술·약물치료 통해 118㎏에서 78㎏으로
“비만은 의지박약이 아니라 질병” 강조
살 빠지고 난 뒤 가족관계부터 달라져
고도비만에 대한 건보 적용 확대 제안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장형우 교수는 의사이자 비만 질환 당사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여러 매체를 통해 나누고 있다. 장 교수는 비만 치료제에 대한 의료 비용을 늘려야 한다며 “비만은 질병이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비용을 분담해야 합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의 폐암은 왜 건강보험을 적용해줍니까?”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장형우 교수는 의사이자 비만 질환 당사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여러 매체를 통해 나누고 있다. 장 교수는 비만 치료제에 대한 의료 비용을 늘려야 한다며 “비만은 질병이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비용을 분담해야 합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의 폐암은 왜 건강보험을 적용해줍니까?”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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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찐이다. 찐먹보의 디엔에이(DNA)야.” “드디어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났다.” “고도비만인 아들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습니다.” “이분은 비만인의 지드래곤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장형우 교수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에 달린 반응들이다. 그의 직설적인 말에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비만으로 겪어온 고통을 자기 일처럼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이 이어진다.

오랫동안 비만은 질병보다 조롱의 대상에 가까웠다.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의지가 약하다는 낙인이 따라붙었다. ‘돼지’라는 모욕은 일상에 스며들었고,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몸집 자체가 웃음거리가 됐다. 비만이 만성질환으로 인정받는 지금도 약으로 살을 빼면 ‘식욕 하나 참지 못한다’는 비난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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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통념에 정면으로 맞서는 인물이 장 교수다. ‘아구통 의사’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방송과 유튜브를 누비는 ‘비만약 전도사’이자 비만약 시대의 슈퍼스타다. 자신의 경험을 담아 ‘비만록: 나는 마운자로를 맞는 의사다’도 펴냈다. 장 교수의 말에 힘이 실리는 건 그가 의사라서만은 아니다. 오랫동안 비만과 싸운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어머니가 밤에 라면을 못 끓여 먹게 하셨어요. 너무 분하고 서러워서 어두컴컴한 방에서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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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는 우스울지 모를 장면이 그에게는 절박한 식욕의 기억이다. 의사가 돼서도 고통은 이어졌다. 몸무게 118㎏이던 전공의 시절 심폐소생술을 하러 달리다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수면무호흡증 탓에 자다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 앉았고,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전 단계인 6.0%까지 올랐다. 2020년 위소매절제술을 받았지만 감량한 체중이 다시 늘었다.

전환점은 비만치료제였다. 위고비로 97㎏에서 81㎏까지 줄였고, 마운자로로 바꾼 뒤 78㎏이 됐다. “20대 때 이 약이 있었다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됐을지 모르고, 부정맥도 생기지 않았을지 몰라요. 그게 너무 원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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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몸무게에 그치지 않았다. 음식에 대한 강렬한 갈망이 줄어들자 가족과의 관계도, 일상의 풍경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라면을 끓여놓고 먹으려는데 아이가 ‘아빠, 이거 해줘’라고 하면 화가 치밀었어요. 지금은 그냥 라면을 내려놓고 아이 일을 먼저 해줍니다. 그다음에 먹으면 되거든요.” 그가 말한 ‘마음의 평온’이다. 식욕이 조절되자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다.

그래서 장 교수는 ‘덜 먹고 더 움직이라’라는 말로 비만을 설명하는 데 반대한다. “다이어트와 운동만으로 비만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끝내야 합니다.” 식이요법과 운동이 쓸모없다는 뜻이 아니다. 체중을 줄인 뒤 식욕과 에너지 소비의 변화로 다시 살이 찌기 쉬운 만큼 필요한 사람에게는 지속 가능한 의학적 치료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위고비·마운자로를 ‘대사 전환제’라 부른다. 정식 의학 용어는 아니지만 식욕·포만감뿐 아니라 혈당 등 대사 조절에도 작용한다는 뜻이다. 이제 그가 강조하는 것은 치료받을 기회다. 정상 체중자의 미용 목적 오남용은 막되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건강보험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비만은 질병이니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비용을 분담해야 합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의 폐암은 왜 건강보험을 적용해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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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학병원 전문의 두 명 이상이 환자의 고도비만과 합병증을 확인해 급여 대상자로 등록하고, 이후에는 동네 의원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암환자를 등록하는 것처럼 하면 됩니다. 1년만 시범사업을 해봐도 좋겠어요.”

장 교수는 지금을 비만 치료의 ‘과도기’라 부른다. 신약은 나왔지만 오랜 편견은 남아 있다. “그 과도기의 기간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는 그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이해할 언어와 치료의 가능성을 더 많은 환자에게 전하려 마이크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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