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과 실랑이만 하다 안 떠난 부캉이···2차 구조 실패, 관계기관 머리 맞대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2일 상어 부캉이가 그물을 끌고 오는 해경 선박 쪽으로 유영하고 있다. 김준용 기자
‘안 나가는 걸까, 못 나가는 걸까.’
보름 동안 전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명물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작업이 2일 진행됐다. 하지만 부캉이는 이날도 바다로 나가지 않았다.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해경 등은 이날 오후 4시쯤부터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본격적인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구조작업은 부산시가 공식 자료에 ‘구출 작전’이라는 명칭을 붙일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진행됐다.
원래 작전 시작은 오후 3시30분이었지만, 부캉이가 수로 안쪽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시간이 일부 지체됐다. 부산시는 부캉이를 구출하기 위해 부산시 등은 특수 제작한 약 50m 길이 그물을 동원했다.
시는 수로 양쪽 산책로에 인력 5명씩을 배치해 그물을 끌었다. 그물을 수중에서 평평하게 펴기 위해 해경 선박 2대가 수로에서 그물 가운데를 끄는 방식으로 작전이 진행됐다. 애초 예정됐던 물펌프 분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작전 초기 부캉이가 그물을 타고 헤엄치는 모습이 국립수과원 드론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부캉이가 몸을 비비면 그물에 얽힐 수 있는 긴급 상황이었다.
국립수과원 최규석 연구사는 “최대한 부캉이가 그물을 벽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며 “만약 벽으로 느끼지 않는다면 부캉이가 그물에 얽힐 수도 있는 상황인데, 다행히 벽으로 인식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물이 4~6번 보도교를 지나는 도중 부캉이는 마치 작별 인사라도 하듯 시민들이 모인 산책로 인근을 유영했다. “잘가라” “안녕” “즐거웠다” 시민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작전은 5~6번 보도교 중간쯤에서 멈췄다. 수로 안쪽과 달리 바닥이 매끄럽지 않아 그물 전개가 수월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작전에 참가했던 해경 선박은 오후 5시40분쯤 철수했으며, 그물은 제6보도교에서 수로 안쪽 약 100m 지점에서 멈췄다.
부산시 관계자는 “그물 밑에 달아놨던 무게추(봉돌)이 장애물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선 이 상태로 두고 대책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캉이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 찾아온 이들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인천에서 온 이진우씨(40대)는 “부캉이가 워낙 SNS에서 인기길래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려고 부산까지 왔다”며 “부캉이가 남아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 등이 2일 오후에 진행한 부캉이 구조 계획안을 인공지능(AI)으로 일부 수정한 이미지. 부산시 제공
몸길이 3m 내외, 무태상어로 추정되는 부캉이는 지난 18일 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목격됐다. 당시 해경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은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려 했지만 ‘스스로 돌아갈 수 있도록 두는 게 좋다’는 국립수과원 의견을 받아들여 강제 방류까진 진행하지 않았다.
부캉이에게는 전국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하루 2000명 수준이던 친수공원 방문자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일 총 71만7800명으로 집계됐다. SNS 등에서는 각종 영상과 밈(인터넷 유행) 등이 게시되면서 ‘부캉이 신드롬’이 일어났다. 부산시는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그간 부캉이 특수를 누린 카페가 이날 동구에 고향사랑기부금 1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강기성 북항친수공원점 대표는 “갑작스럽게 인파가 몰려 부족한 서비스에도 응원해 주신 방문객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수익 일부를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관계 기관은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친수공원 내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부캉이 구조를 결정했다. 수로 속 부캉이가 먹이 활동을 하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폐사할 우려가 있다고도 봤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물펌프를 이용한 밀어내기는 부캉이가 물줄기를 피해 다녀 성공하지 못했다.
부산시는 이날 사용한 그물망을 6번 보행교 인근 친수공원 입구에 설치할 예정이다. 부캉이 같은 대형해양생물이 친수공원 수로로 진입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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