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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13, 2026

트럼프의 허언, 그 말에서 의미를 찾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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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네시주 클라스빌에 위치한 한 경기장에서 선거 유세 발언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네시주 클라스빌에 위치한 한 경기장에서 선거 유세 발언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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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투자 문제는 한-미 관계에서 하나의 분기점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미국은 그런 노골적인 억지 요구를 공개적으론 하지 않았고, 한국 쪽도 그런 정면 반박을 한 적이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모든 말에 의미를 찾기에 우리 인생이나 이재명 정부의 임기는 너무 짧다.

‘어바웃투위크스닷컴’(AboutTwoWeeks.com)이라는 누리집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지금까지 200여일 동안 종전과 관련해 내뱉은 60여차례의 과장, 허언, 거짓말을 하는 영상들을 달력에다가 날짜별로 일목요연하게 모았다. ‘2주면 이란 전쟁이 끝난다’는 그의 대표적 허언을 따서 만든 제목이다.

“우리는 4~5주를 의도한다”(3월1일), “4~5주를 예상하나 우리는 더 오래갈 능력이 있다”(3월2일), “아마 2주, 아마 며칠”(3월31일), “우리는 타결에 매우 근접했다”(4월16일), “호르무즈는 즉각 열릴 것”(6월9일), “그들은 협상 타결을 매우 절박히 원한다”(7월8일), “말 그대로 내일쯤”(8월3일), “곧 될 것이다”(8월6일), “우리는 이미 승리했다”(9월2일), “이 전쟁은 선거 뒤 매우 신속히 끝날 것이다”(9월2일), “중간선거 전에. 매우 곧. 지켜봐라, 지켜보기만 해라”(9월16일)….

전화 회견 등은 제외했으니,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두고 한 거짓말은 셀 수도 없다. 급기야 트럼프는 지난 5일(현지시각)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기름값 폭등 등 물가 인상과 관련해 “이란 핵 위협 제거의 작은 대가”라며 “그들이 로스앤젤레스나 샌디에이고를 파괴하게 하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11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휴전’ 합의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에게는 뉴스”라고 말했고, 러시아는 아무 반응 없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 공격을 계속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에 끝낼 수 있다는 허언을 무려 60여차례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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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내건 대외정책 공약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미국의 ‘영원한 전쟁 종식’이었다.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이 공약에는 기대를 했다. 그는 취임 넉달째인 2025년 5월1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방문 때 연설에서 미국이 중동 등에 자신들의 가치를 실현하려고 전쟁까지 감행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미국 보수 진영의) 이른바 국가 건설자들은 세운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나라들을 파괴했고, 간섭주의자들은 자신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복잡한 사회에 간섭했다”고 질타했다.

이 연설 뒤 불과 한달도 안 된 6월13일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하는 ‘12일 전쟁’을 감행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 이후 중동 전역에 가장 큰 전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지도자도 능가하는 식언과 허언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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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극단적 나르시시즘 등 정신병리적 질환, 자신과 집안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탐욕 등이 거론되나,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그의 대외정책이 파탄 났고, 그의 발언은 미국 안팎에서 피로를 부르며 약발이 떨어진다는 거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 투자가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이 이 사업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나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확정된 것은 아니고 한국과 더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강하게 이의 제기했고, ‘한국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상업성이 확인되고 대한민국 법 절차에 부합되는 전제조건으로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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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순종적이기로는 한국과 함께 어깨를 겨루던 일본도 지난 9일 서방 7개국과 함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를 비난하는 성명에 가담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소셜미디어에 “미국의 조처는 일본의 일관된 입장과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깊이 우려한다”고 이례적인 반발을 했다.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동맹국 중에서 미국의 압력에 가장 취약한 한국에 대해서 트럼프의 억지 발언과 거짓말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하지만 알래스카 투자 문제는 한-미 관계에서 하나의 분기점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미국은 그런 노골적인 억지 요구를 공개적으론 하지 않았고, 한국 쪽도 그런 정면 반박을 한 적이 없었다.

트럼프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독립적으로 만들 기회일 수 있다. 트럼프의 말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오로지 사실만을 바탕으로 대응하자. 트럼프의 모든 말에 의미를 찾기에 우리 인생이나 이재명 정부의 임기는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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