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서 ‘정도전’ 사라지나…“국가유산청 심의 결과 따라 수정”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 모습. 단양군 제공.
충북 단양군이 조선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1342∼1398) ‘흔적 지우기’에 나선다. 그동안 정도전을 단양에서 태어난 지역 대표 인물로 내세워 홍보해 왔지만 최근 공식 백과사전에서 그의 출생지가 경북 영주로 정정되면서 ‘도담삼봉’을 중심으로 펼쳐왔던 관련 마케팅 근간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8일 단양군 등에 따르면 군은 다음 달 9일 열리는 국가유산청 지질·명승·조경분과 국가유산위원회 심의 결과에 맞춰 관내 정도전 관련 관광 홍보 문구와 시설물 등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그동안 단양군은 정도전이 단양에서 태어났고, 지역 명소인 도담삼봉을 보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홍보를 펼쳐왔다. 2000년 12월 단양팔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도담삼봉 유원지에 정도전 동상을 세웠다. 정도전 호인 ‘삼봉’이 도담삼봉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에 착안한 것이다. 해당 동상에는 정도전이 단양 출생이라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 동상 앞에서 ‘정도전 추모제’를 지내기도 했다.
충북 단양군 매포읍 도담삼봉을 바라보고 있는 정도전 동상 모습. 단양군 홈페이지 캡처.
이어 2018년에는 사업비 15억원을 들여 삼봉스토리관을 만들었다. 현재 이 시설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조선 개국에 공을 세운 정도전이 유년 시절을 보낸 곳으로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도담삼봉의 아름다움에 빠졌다고 전해진다’는 내용이 남아있다.
하지만 지난 9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정도전 출생지를 기존 ‘충청도 단양’에서 ‘경상도 영주’로 최종 수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단양군은 정도전과 연관성을 증명할 명확한 사료나 문화유산이 지역에 없는 만큼, 관련 내용 지우기를 검토 중이다. 실제로 단양군은 최근 군청 홈페이지 도담삼봉 안내 글에서 기지를 발휘한 주체를 ‘어린 소년 정도전’에서 ‘단양의 한 어린 소년’으로 수정하는 등 임시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지자체가 임의로 자체 수정에 나서기보다는, 주무 부처인 국가유산청 공식 가이드라인에 따르기로 가닥을 잡았다.
단양군 관계자는 “다가오는 국가유산위원회 심의에서 설화와 출생지 관련 내용이 주요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위원회의 최종 판단이 나오면 그 결과에 따라 관련 내용을 명확하게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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