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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25, 2026

조팝나무, 꽃도 예쁜데 이런 효능까지…‘근육 건강’ 개선 성분에 주목[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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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김동선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봄이 되면 산과 들, 공원, 길가에 하얀 꽃을 풍성하게 피우는 조팝나무. 작은 꽃들이 가지를 따라 빼곡하게 피어난 모습이 마치 좁쌀로 지은 밥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한국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자생식물이지만, 대부분은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는 조경수 정도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곁에 친숙하게 피어나는 그 풍경 뒤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가 숨어 있다.

조팝나무는 한의학에서 ‘목상산(木常山)’이라는 약재로 불려 왔다. 뿌리나 식물 전체를 말려 진통과 인후염, 신경통, 관절염 등을 치료하는 데 두루 활용해 온 기록이 남아 있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주변 자생식물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을 지탱하는 건강 자원으로 지혜롭게 활용해 왔다. 오랜 세월 축적된 이러한 전통 지식은 현대 과학이 새로운 유효 성분을 탐색하고 그 효능을 다각도로 규명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최근 조팝나무가 새롭게 주목받는 분야는 ‘근육 건강’이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나이에 따라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근 감소증이 중요한 건강 문제로 떠올랐다. 근육은 단순한 운동 기관을 넘어 노년기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필자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에 착안해 국내 자생식물인 조팝나무의 근육 건강 효능에 주목했다. 특히 전통적인 약용 부위인 뿌리나 식물 전체가 아닌 ‘잎’에 집중했다. 조팝나무 잎은 과거 식용으로 쓰였으며 현재 식품 원료로도 등재돼 있어, 상용화와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큰 강점을 지닌다.

연구 결과, 조팝나무 잎 추출물은 근 위축을 유도한 동물 모델에서 근육량과 악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대퇴사두근과 비복근의 무게가 증가했으며,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의 위축도 완화됐다. 이는 조팝나무 잎이 근육의 감소를 억제하고 근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조팝나무 추출물의 근력 강화 및 근 감소 개선 관련 기술을 특허로 등록했다. 현재는 추출 조건 최적화와 지표 성분 분석, 원료 표준화 및 안전성 평가 등을 추진하며 연구실에서 확인한 효능을 실제 상용 건강 소재 개발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팝나무 잎의 활용성은 연구실 안에만 갇혀 있지 않다. 어린잎을 나물이나 차로 가공해 일상 식탁에 올리는 등 ‘약식동원(藥食同源)’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되살릴 수 있다. 또한 매년 조경수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던 잎을 수거해 활용하거나 전용 재배 단지를 구축한다면 자원의 재활용은 물론 국내 농가와 바이오 산업계에도 새로운 소득원이 될 수 있다.

물론 실험실 수준의 성과가 사람에게 적용되기까지는 엄격한 절차가 남아 있다. 인체 적용 시험과 원료의 안전성 검증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통 약용식물에서 새로운 활용 부위를 찾아내고 이를 현대 과학으로 검증해 나가는 일은 우리 자생 자원의 가치를 되살리는 매우 의미 있는 여정이다.

해마다 봄이면 하얗게 산과 들을 물 들이는 조팝나무. 이제는 그 익숙한 꽃 뒤에 숨겨진 근육 건강의 소중한 가능성을 바라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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