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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ugust 18, 2026

존재만으로 로드킬이 줄었다…대형 포식자의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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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마의 존재가 사슴과 차량 충돌 사고를 최대 76%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퓨마의 존재가 사슴과 차량 충돌 사고를 최대 76%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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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마와 같은 대형 포식자가 사슴의 행동변화를 유도해 동물찻길사고(로드킬)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사슴-차량 충돌사고’를 최대 76%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비영리연구기관 ‘보전과학협력단체’(Conservation Science Partners)가 미국 워싱턴주 북서부 올림픽 반도에 설치한 무인카메라·추적장치 등을 분석한 결과, 퓨마가 서식하는 지역에서 사슴은 포식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서식 공간과 활동 시간을 바꾸는 경향이 있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8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논문 주저자인 저스틴 수라시 보전과학협력단체 선임연구원은 “포식자의 존재가 가져오는 도로안전 효과는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대형 포식자가 제공하는 여러 생태계 서비스 가운데 하나”라고 뉴사이언티스트에 설명했다. 실제 2021년 위스콘신주에서 진행된 연구를 보면, 한 지역에 늑대가 나타나자 사슴과 차량 충돌사고가 24% 감소했는데, 이에 대한 경제적 편익은 늑대가 가축을 죽여 발생하는 비용에 견줘 63배나 컸다. 해당 연구는 차량 사고 감소가 늑대의 포식으로 사슴 개체 수가 줄어든 영향뿐 아니라 사슴이 행동을 바꾼 데서 비롯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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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시 박사와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에 착안해, 올림픽 반도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살폈다. 반도 전역에 총 503개의 관찰 카메라를 설치하고, 퓨마 59마리 목에는 위성항법(GPS) 추적장치를 부착했다. 분석 결과, 사슴은 퓨마를 피해 서식 공간을 외딴곳으로 옮겼고, 활동 시간대 또한 낮으로 전환했다. 사슴의 행동 변화는 동물찻길사고의 발생 빈도와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퓨마의 점유확률(서식지를 이용할 확률)이 높은 곳에서는 사슴-차량 충돌이 발생할 확률이 67% 줄어들었고, 5년간(2020년 7월~2025년 6월) 동물찻길사고 데이터로 퓨마 점유확률이 가장 높은 곳과 최저인 곳을 견준 결과 예상 충돌 횟수가 7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마의 존재가 사슴과 차량 충돌 사고를 최대 76%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퓨마의 존재가 사슴과 차량 충돌 사고를 최대 76%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수라시 연구원은 “서식지 경계지역은 퓨마에게 최고의 사냥터가 된다. 숲에 몸을 숨겼다가 길가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사슴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사슴들은 사냥당할 위험이 큰 곳(도로 밀도가 높고 가장자리가 많은 곳)을 기피했다. 실제로 퓨마가 있을 때 사슴이 도로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퓨마가 없을 때보다 86%나 높았다. 비슷한 이유로, 사슴들은 퓨마가 주로 움직이는 야간이 아닌 주간으로 활동 시간도 옮겼다. 이런 변화들이 사슴의 도로 주변·야간 활동을 줄이면서 차량충돌 사고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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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나 자네트 캐나다 웨스턴대 생물학과 교수는 “이른바 ‘공포의 경관’(Landscape Of Fear)이 실제로 작동하는 사례”라며 “논문 저자들은 대형 육식동물이 단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슴과 차량 충돌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훌륭하게 입증했다”고 논평했다. 공포의 경관은 생태계에서 포식자가 피식자와 식생을 조절하는 방식을 설명한 개념으로, 포식자가 직접 사냥하는 것을 넘어 ‘공포’라는 심리적 요소로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일컫는다. 야생의 힘으로 자연의 균형을 되찾자는 ‘리와일딩’(Rewilding) 논의에서도 이러한 ‘하향 영양 조절’은 최상위 포식자 재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한 핵심 메커니즘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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