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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3, 2026

“무기 대신 학교·주택을”…유럽 청년 분노 키운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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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제트(Z)세대가 해결한다’라는 구호 아래 열린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부자들을 먹어 치우자’(Eat the rich)라고 적힌 손펫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제트(Z)세대가 해결한다’라는 구호 아래 열린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부자들을 먹어 치우자’(Eat the rich)라고 적힌 손펫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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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 참겠다.”

독일 청년 시위단체 ‘젠지 레겔트’(GenZ regelt·제트세대가 해결한다) 대표 중 한 명인 스티브는 대규모 시위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우리를 무시하지 않을 때까지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프랑크푸르트·뮌헨·쾰른·함부르크 등 30여개 도시에서 열린 집회에는 교육 투자, 생활비 부담 완화와 기후정책 강화를 요구하는 청년들이 모였다. 이들이 내건 요구는 교사와 학교 예산 확대, 생활비 부담 완화, 기후정책 강화 등이었다. 독일경제연구소(IW)에 따르면 독일의 전체 지출에서 교육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2%다. 북유럽 국가들은 12.4%, 유럽연합 평균은 9.6%다.

학생들은 이에 더해 정부의 군 의무복무 추진 중단을 요구한다. 독일 정부는 병력 부족을 해소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목표를 맞추기 위해 현재 약 18만5천명인 연방군 병력을 2030년까지 최소 26만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자원복무 모델을 도입해 병력을 늘리려 하지만, 청년들은 이것이 2011년 중단된 의무복무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의심한다. 군비 증강과 병력 확대 움직임에 대해 학생들은 교육·복지·기후·생활비 문제와 병역 문제를 한데 묶어 “무기 대신 학교와 병원, 주택에 돈을 쓰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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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도 독립 비용이 학생과 부모 세대의 부담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로마·밀라노·토리노·볼로냐·제노바·나폴리 등 수십개 도시에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교육 투자 확대와 생활비 부담 완화를 요구하며 행진했다. 학생들은 정부의 교육·대학 예산 삭감과 국방비 지출 확대를 비판했다. 로마 시위에 참여한 대학생 베아트리체 칠렐리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학생들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며 학비와 월 1200유로에 이르는 학생 주거비가 부모에게도 무거운 부담이라고 말했다.

스페인·포르투갈 청년들은 주거 불평등 문제로 거리에 나섰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70년 넘게 한 임대주택에 살았던 87살 마리카르멘 아바스칼이 강제 퇴거당한 뒤 사망한 일이 계기였다. 80대 노인의 강제 퇴거 사건이 젊은 세대의 주거 불안에 불을 붙인 것이다. 이후 스페인 세입자연합은 지난달 3일 마드리드 등 50여개 도시에서 집회를 열었다. 의회가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려던 정부의 대책 두 건을 부결한 직후였다. 세입자단체와 노동조합은 주거·임금·생활비 문제를 내걸고 오는 11일 전국 총파업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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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시위의 영향을 받아 포르투갈에서도 주거 불평등에 대한 시위가 도심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달 11일 리스본 주거 시위에서는 “50살이 되기 전에 부모 집에서 나가고 싶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등장했다. 청년의 독립을 가로 막는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포르투갈의 주거 위기 원인으로 부족한 주택 공급, 리스본·포르투 등 대도시의 높은 수요, 지역 격차와 감당하기 어려운 임대료를 꼽았다. 포르투갈 주택 가격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24% 올라 유럽연합 평균의 약 두 배 속도로 상승했다.

유라시아그룹의 유럽 담당 총괄 무즈타바 라흐만은 지난달 21일 가디언에 “각국 시위는 계기는 다르지만 청년들이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주거비와 경제적 안전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데서 연결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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