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박완서 작품 속 그곳으로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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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경력의 서울시 문화관광 해설사인 지은이는 2015년 6월의 어느 날, 한 문학도서관이 주최한 ‘길 위의 인문학’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만한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오전에는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공부한 뒤 오후에 1930년대 구보 씨의 동선을 따라 걷다 종로타워 앞에서 현재와 백년 전 경성의 풍경이 겹쳐 보이는 순간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날 이후 지은이는 소설을 읽을 때면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부터 찾았다. 그곳이 조선 시대와 일제 강점기에는 어떻게 변했으며, 지금은 무엇으로 남아 있는지를 옛 지도와 현재 지도를 비교하고, 각종 기록을 찾아가며 확인했다. ‘이토록 문학적인 서울 산책’에는 그 가운데 소설 다섯편과 수필 한편을 배경으로 약 60곳의 장소를 찾아 그 역사와 이야기를 담았다. 윤동주, 현진건, 박완서, 염상섭, 방정환 등 문인들의 작품 속 배경을 치밀하게 고증하여 독자들을 시간여행으로 안내하는데 각 장 말미에는 현장을 직접 찾아갈 수 있는 답사코스도 담았다. 김 첨지가 하루 벌이를 위해 인력거를 달리던 ‘운수 좋은 날’의 성북동 언덕을 이제는 배달오토바이들이 달리고, 윤동주가 거닐던 명동의 번화가를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백을 들고 오간다. 별을 품고 걸었던 동주의 신촌생활을 따라가고, 소설가 구보 씨를 따라 경성의 랜드마크들을 산책하다 보면 무심코 지나치던 빽빽한 빌딩 숲속 서울의 풍경들이 살아 숨 쉬며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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