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총 들고 옥상 오른 LA한인들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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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이미지부터 강렬하다. 지붕 위에 올라선 남성들이 장총을 든 채 바깥을 경계하고 있다. 자못 위험해 보이는 이들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당시 자신들의 가게를 지키기 위해 옥상에 오른 한인들이다.
그해 4월29일 흑인 로드니 킹을 과잉 진압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들이 무죄 판결을 받자, 엘에이 곳곳에서는 흑인들의 거센 항의가 벌어졌다. 성난 군중의 공격은 가발 등을 만들어 흑인에게 팔며 생계를 이어가던 한인 상인들에게까지 향했다. 갱단까지 가세하면서 엘에이 코리아타운은 무방비 상태가 됐다. 한인들은 코리아타운 상가 지붕을 ‘요새’로 삼고 약탈자들과 총격전을 벌였다. 닷새 동안 이어진 폭동으로 한인업소 2300곳 이상이 약탈과 방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한인 1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쳤다.
인종 문제를 천착해온 재미 사회학자 진구섭(미국 맥퍼슨대학 명예교수)은 엘에이 폭동 당시 한인들이 겪은 시련의 역사를 드라마처럼 풀어낸다. “아버지 가게는 우리 가족의 생명선이다. 지붕 위로 올라가는 것은 내 의무”라고 외친 16살 존 홍, 교민의 도움 요청을 받고 나섰다가 총격으로 사망한 이재성씨 등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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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던 현지 경찰, 실탄조차 갖추지 않았던 주 방위군, 자신과 가족을 지키려고 총을 든 한인들을 되레 폭도로 묘사한 언론까지 꼼꼼하게 정리했다. 재판 기록과 개인 수기, 논문 등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복원한 책은 ‘엘에이 한인사회의 역사서’이자, 차별적 인종 위계에서 분투한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처절한 생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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