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파트 쪽 비탈 빼고 ‘산사태 사전조사’…거제 사망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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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주민 1명이 목숨을 잃은 경남 거제시 옥포동 ㅅ아파트 뒷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정부가 이미 파악하고 있었는데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림청이 지난 5월 이곳을 ‘산사태 우려지역’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조사를 진행하는 사이에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한겨레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실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올해 ‘산사태 우려지역’ 사전조사 대상지 약 6만3천곳의 목록을 취재한 결과, ㅅ아파트 뒷산의 위쪽 사면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사태 우려지역’ 사전조사는 산림재난방지법에서 정한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사전 단계다. 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연 2회 이상 안전점검을 하고 보수·보강 조처를 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 대상이 된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전국 3만4072곳이다. ‘산사태 우려지역’은 최소 47만곳(산림청 추산)으로, 산사태의 90% 이상이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산사태 우려지역 사전조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ㅅ아파트 뒷산에는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이 분포하고 있다. 산림청은 지형, 토양 등 환경 요인을 분석해 산사태 위험 등급을 1~5등급으로 구분한다. 이번 산사태가 발생한 위치는 뒷산의 경사면과 아파트 옹벽이 붙어 있는 곳이다. 산림청은 지난 18일 “붕괴 시작점이 산지가 아닌 아파트 단지 대지 내의 경사면이기 때문에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할 수 없다”며 “행정적으로는 산사태가 아닌 다른 형태의 경사면 붕괴”라고 밝혔다. 아파트 경사면에서 일어난 사고이므로 산림청 소관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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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우면산 산사태로 16명이 숨진 이후 도입된 ‘산사태 취약지역’ 제도는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곳을 미리 지정해 예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사전조사는 아파트에 인접한 경사면은 빼고 아파트 대지 위쪽 경사면만 대상으로 진행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해당 사면은 산림청에서 발주한 용역회사에서 조사를 했고, 올해 말 결과가 나오면 검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남 산청 등에서 산사태로 17명이 숨진 뒤에 꾸려진 ‘민관합동 재난원인조사반’은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 부족 △(산 아래쪽) 생활권 피해에 대한 검토 부족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다. 주민 대피훈련 등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 5월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 보고서를 토대로 주민들이 참여하는 현장 대피훈련을 집중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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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겨레가 올해 1~6월 거제시에서 진행된 주민 대피훈련 결과 보고서를 확인했더니, 거제시에서는 ‘산사태 취약지역’인 연초면 1곳에서만 훈련이 실시됐다. 옥포동은 취약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거제시청 관계자는 “산사태 취약지역 중 위험도가 가장 높은 곳만 시청에서 나가 훈련했다”고 말했다. ‘민관합동 재난원인조사반’에 참여한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산사태 취약지역이 아니더라도) 비가 쏟아졌을 때 산사태가 터질 개연성이 있는 입지의 모든 곳에서 대피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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