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거주 1주택’ 세부담 완화 드라이브…당·정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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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가 고위 당정 협의를 통해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보완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핵심적인 쟁점에 대한 접근법에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특히 민주당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세부담 전반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제시하면서, 정부가 마련한 ‘실거주 중심’ 세제개편 기조를 큰 틀에서 방향 전환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고위당정협의회 회의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이번 세제개편안의 핵심인 1주택자의 거주·비거주 구분 적용 범위를 두고 민주당과 정부가 이견을 보였다는 점이다. 통상 정책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한 뒤 세부안을 두고 의견을 교환하는 당정 협의 통례에 비춰, 민주당은 강한 어조로 정책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협의를 앞두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 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세부담 상한을 200%까지 늘리는 것에 대해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의 뒤엔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종부세의 경우 민주당은 1주택자에 대해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않는 것을 (정부에) 강하게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앞서 재정경제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제개편안은 종부세의 보유 기간 세액공제(최대 50%)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2028년부터 거주 기간 공제로 전환하기로 한 바 있다. 또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세액공제에 600만~800만원(2028년 이후)의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도 담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처럼 고가 주택이어도 1주택자(비거주자 포함)의 보유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개편안에 대해 여론이 특히 부정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종부세와 관련해서는 거주·비거주 구분을 하지 말자는 게 민주당의 입장인 셈이다. 김 대표는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는 것의 부정적 파급도 세심하게 짚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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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민주당은 주택분·토지분 종부세 상한선을 상향(150%→200%)하고 주택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60%→70∼80%)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도 수정 의견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 4월 열릴 가능성이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해, 부동산 보유자들의 세부담을 전반적으로 낮추는 강한 요구를 한 셈이다.
재정경제부는 여론 등을 고려해 개편안을 수정·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비쳐왔다. 대표적인 게 비거주 1주택자의 비거주 예외 사유 확대다. 이날 박 수석대변인도 “불가피한 사유로 비거주하시는 분에 대한 거주 인정 확대 등 다양하게 제기되는 의견에 대해 당정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주택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비거주한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간주하는 ‘부득이한 사유’를 취학, 직장, 질병, 부모 봉양 등으로 확대하는 데 당정이 의견을 모았다는 뜻이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도 “집행 과정에서 진짜 불가피하게 비거주하는 사유가 된다면 (국민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제도 보완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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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는 이날 민주당이 요구한 실거주 중심의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는 그간 수정 가능성을 언급한 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강조해온 ‘실거주 중심’ 세제개편의 큰 줄기를 수정하자는 요구를 이날 처음 받아 들게 된 셈이다. 실제 이날 당정 협의 과정에서도 거주·비거주 구분 완화 방안을 두고는 ‘쟁점이 있었다’는 뒷말이 나온다.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국회에 법률안을 송부해야 하는 9월3일까지, 세제개편안의 기조 전환을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세제개편안을 보완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이날 당정회의에 참석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국무회의에서 말한 바와 같이, 세제개편안은 결정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게 아니라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한 출발점인 안을 발표한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어느 정부보다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합리적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점 재논의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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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당정은 서울시 구청장들의 요구 등을 종합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기초단체장에게 권한을 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기초단체장 권한 이양을 통한 인허가 기간 단축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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