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알래스카 투자 합의 안하면 두 배로 청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한국이 알래스카주(州)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한국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발표가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성급하지 않았다” “(논의할 때) 그들이 있었고 한국 대표단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그들에게 더 많이 청구하면 된다” “합의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릴 것이라고 전하라”고 했는데 투자 관철을 위해 관세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달 한국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500억 달러(약 67조원) 규모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한국 정부는 “투자 여부나 규모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가 이날 구체적으로 무엇을 ‘두 배’로 하겠다는 것인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이견을 보이며 협조하지 않을 경우 관세 인상, 투자금 증액 등으로 부담을 높이겠다고 압박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차르’인 더그 버검 내무장관 겸 국가에너지위원장은 1일 본지와 만나 트럼프와 이재명 대통령이 “(뉴욕 회담 때) 같은 방 안에 있었다”며 “한국에도 위대한 거래(great deal)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한국이 ‘원유 회수 증진(EOR)’ 프로젝트에 84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는데, 한미 투자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 발표 직후 우리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진위를 파악하는 데 혼선이 있었다. 트럼프는 올해 1월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를 압박하기 위해 한국 국회에서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비판하며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다. 무역대표부(USTR)는 현재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에 12.5% ‘강제 노동’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구조적 과잉 생산’에 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가 알래스카 프로젝트를 빌미로 한국을 압박하는 건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사수하려면 알래스카를 반드시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현역인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이 민주당 후보인 메리 펠톨라 전 하원의원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알래스카 주민들의 숙원인 이 사업에 자신의 기여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트럼프는 1일 오클라호마 유세에서도 알래스카에 갈 것이라며 “그곳에는 훌륭한 상원의원 댄 설리번이 있고, 우리는 그를 당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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