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민주당 압승에 유럽 기대감···“대러 압박 강화” “증오 정치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 C 백악관 연회장 건설 현장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자 유럽 각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압박 강화, 생활비 부담 완화 등을 주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4일(현지시간) “새로운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를 바란다”며 EU와 미국이 “훨씬 더 강한 협력”을 통해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국제 현안에서 충돌해온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번 선거를 미국 유권자들이 증오와 불평등에 반대한다는 뜻을 드러낸 결과로 해석했다. 산체스 총리는 엑스에 “미국인들은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정책에 반대하는 투표를 했다”며 “증오와 성차별주의, 기후변화 부정, 엘리트 계층의 특권에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썼다. 이어 “이는 브라질에서도 일어났고, 방금 미국에서도 일어났다”며 “스페인에서도 곧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AFP연합뉴스
중도좌파 사회노동당 정부를 이끄는 산체스 총리는 보수 야권에 지지율이 밀리는 가운데 오는 29일 총선을 앞두고 있다. 앞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4선 성공 당시에도 좌파 진영의 승리를 강조하며 이를 스페인 정치 상황과 연결 지었다. 산체스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과 이란 전쟁,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방위비 증액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왔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미국 선거 결과를 생활비 부담 문제와 연결했다. 영연방 정상회의 참석차 앤티가바부다를 방문한 버넘 총리는 “전 세계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활 물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칠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전쟁과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생활비 압박을 줄일 수 없다”며 “이게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럽 각국에서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영국 정부도 생활고 완화를 주요 정책 목표로 내세운 상황을 반영한 발언이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 기간 중 회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로이터통신에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노선 변경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신호”라며 “이제 기후·환경, 외교정책, 개발구호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보다는 우리에게 더 가까운 목소리가 미국 정치에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억만장자 출신 포퓰리즘 정치인으로 ‘프라하의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은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이번 선거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제약할 수 있지만, 정책 기조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는 탄핵과 거부권, 일종의 마비 상태가 될 수도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도 원하는 대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마침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베른트 랑게 위원장은 “트럼프와 그의 정책에 대한 엄청난 타격이자 미국 민주주의의 중대한 승리”라며 “유권자들이 ‘트럼프는 트럼프만 신경 쓴다’고 목소리를 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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