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유럽 극우 키우나···불안의 시대, 향수 자극하는 정치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AfD를 승리로 이끈 울리히 지그문트가 지난 18일 독일 노이브란덴부르크에서 열린 AfD 선거 유세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독일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이 약진하면서 유럽 내 극우 확산 흐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유럽 곳곳에서 극우 정당은 선거를 통해 주요 정치 세력으로 자리 잡았고, 극단적 주장이 제도권 정치에 스며드는 현상도 일상화하고 있다. 이러한 극우 확산의 배경에는 사회적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거를 미화하고 향수를 정치가 깔려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근 치러진 세 곳의 독일 주의회 선거 결과는 극우의 승리로 요약된다. AfD는 지난 6일(현지시간) 동부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뒤, 지난 20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수도 베를린 선거에서도 3위를 기록하며 세력을 확장했다.
기존 중도좌파·중도우파 정당이 지지기반이 약화하고 우파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하는 현실은 다른 국가들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5월 치러진 영국 지방선거에서는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이 전국 득표율 23.8%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1454석을 확보했다. 이탈리아는 극우 성향인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정부를 이끌고 있고, 프랑스의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은 내년 열리는 대선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AfD 등 극우 정당의 성공에는 이미 지나가 버린 사회와 국가에 대한 향수가 깔려있다고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짚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모하메드 A. 엘에리언 교수의 지적처럼 “분열과 불평등이 커지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주제나 공통된 서사가 더 이상 없는 세상”에서 과거의 기억과 정체성을 자극하는 정치가 유권자들에게 소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 당일 한 AfD 지지자는 “(AfD 정치인이) 우리에게 다시 하나로 뭉쳐 있다는 느낌을 되돌려줬다”며 “지금 독일에 너무나 부족한 것이 바로 결속감”이라고 프랑스 매체 르몽드에 말했다.
극우 정당들이 이민 제한과 불법 이민자 추방을 강조하는 기저에도 자신들의 정체성이 위협받는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지적된다. AfD를 비롯해 영국 개혁당과 프랑스 RN 등 각국 극우 성향 정당들은 강력한 이민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AfD는 이번 베를린 선거에서는 “이민자 귀환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민자 귀환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를 미화하고 문제를 축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독일의 경우 AfD가 나치 범죄 등 과거에 대해 그간 쌓여온 ‘기억 문화’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치학자 이반 크라스테프는 NYT에 이런 움직임이 “정치적으로 긴 20세기의 종말”을 의미한다면서 나치에 대한 책임이 더 이상 독일 정치체제를 안정시키는 데 사용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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