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배석 재판부, 피해자 성도덕 문제 삼아 성폭행범 감형
김승원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배석판사로 참여한 재판부가 여성을 수차례 살해 협박해 성폭행한 남성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피해자의 성도덕을 비판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세 아동 강간 사건, 11세 여아 친족 성추행 사건 등 미성년자가 피해자인 사건에서도 가해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 내정자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전주지법에서 배석판사로 근무했다. 김 내정자가 참여한 재판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간 등),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씨 사건을 심리했다. A씨는 과거 교제하던 B씨가 다른 남성과 있는 모습을 보고 흉기로 B씨를 협박하며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의 범행은 한 차례로 끝나지 않았다. B씨를 성적으로 모독하는 취지의 발언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불량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판결문에서 피해자 B씨의 성도덕 문제를 거론했다. 재판부는 A씨 양형 이유에 “B씨가 A씨와 교제하며 수차례 성관계를 맺어 임신하고 낙태했다”면서 “(그런데도) B씨가 다른 이와 교제해 성도덕 비난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적었다. 피해자의 성도덕 문제를 가해자의 감형 사유로 든 것이다.
김 내정자가 배석판사로 참여한 다른 재판에서도 미성년자가 피해자인 성폭력 사건에서 최소 4차례 이상 집행유예 판결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14세 아동을 흉기로 협박해 성폭행한 C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11세 친딸을 6차례 추행한 D씨에 대해서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11세 아동에게 불상의 음료를 먹인 뒤 하반신을 촬영하며 추행한 남성, 12세 아동을 추행해 다치게 한 남성에게도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김 내정자는 2009년 법복을 벗은 뒤 변호사로 활동하며 다수의 성폭력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2년 1월 고등학생 2명 등 남성 3명이 15세 여성 청소년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에서 가해자를 변호했다. 또 2017년 휴대전화 채팅앱으로 알게 된 지적장애 3급 14세 여성 청소년을 위력으로 성폭행하고 불법촬영한 사건에서 피고인을 대리했다.
김 내정자 측은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재판부 내 합의에 따라 판결을 선고했다”면서 “다만 양형 판단에 있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앞으로는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충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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