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공백 메우자” 초등 1·2학년 ‘3시 하교’ 꺼낸 국교위
초등학교 1·2학년의 교육시간을 3·4학년 수준으로 늘리는 이른바 ‘3시 하교’ 도입 논의가 본격화했다. 초등 저학년의 수업시간이 짧아서 생긴 돌봄 공백이 교육 경험의 격차로 이어지는 만큼 공교육의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와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은 3일 국회도서관에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선 1·2학년의 수업시간을 3·4학년 수준으로 늘려 오후 1시 안팎인 하교 시간을 오후 3시 안팎으로 늦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늘어난 수업시간은 독서와 예술·체육, 탐구 활동, 놀이와 또래 관계 형성 등 저학년의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 경험으로 채우자는 구상이었다.
한국의 초등 저학년 수업시간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짧다. 국회미래연구원에 따르면 초등 1·2학년의 연간 수업시간은 581시간으로, 비교 가능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같은 연령대 평균 815시간보다 234시간 적다. 1950년대 의무교육 도입 당시 부족한 교실에 많은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수업하면서 정착된 짧은 수업시간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초등 저학년 정규수업이 오후 1시쯤 끝난 후 돌봄은 각 가정의 몫이다. 황인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돌봄 수요는 소득과 관계없이 존재하지만, 이를 사교육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력은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다”며 “저소득 가구에는 사교육을 통한 대응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짧은 수업시간을 ‘교육 경험의 격차’ 문제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학부모연구실장은 “빈 시간에 어떤 아이는 충분한 학습과 돌봄을 경험하지만 어떤 아이는 그러지 못한다”며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는 가정 배경에 따른 초기 교육 경험의 격차를 공교육 안에서 완화할 수 있는지 묻는 접근”이라고 말했다.
학령인구 급감과 교육의 질적 전환도 주요 배경이다. 국회미래연구원에 따르면 2032년 초등학생 수는 2025년 대비 35% 급감한다. 현재 학급 수를 유지할 경우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7.8명, 학급당 학생 수는 12.4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교원단체와 일부 학부모들은 정규수업 확대가 돌봄 공백의 적절한 해법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조장우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조직위원장은 “돌봄 공백이 문제라면 왜 돌봄시간을 확대하지 않고, 수업시간을 확대하는가”라며 “수업시수를 늘리면 정말 사교육이 줄어들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교위는 이번 논의를 토대로 정책 방향을 정해나갈 방침이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공교육의 책임과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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