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신발 발냄새...‘알루미늄 호일’ 하나로 없앨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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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벗는 순간 코끝을 찌르는 냄새 때문에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매일 빨 수도 없는 운동화나 세탁이 쉽지 않은 구두라면 더 그렇다. 최근 해외 생활정보 매체는 이런 신발 냄새를 잡는 방법으로 의외의 물건을 소개했다. 주방에서 흔히 사용하는 알루미늄 호일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알루미늄 호일을 약 30㎝ 길이로 잘라 주먹 크기 정도로 둥글게 만든 뒤 신발 한 짝에 하나씩 넣어 하룻밤 두는 것이다. 호일을 발 모양으로 만들어 신발 안쪽에 넣어두는 방법도 소개했다. 해당 매체는 직접 사용한 결과 냄새가 줄었다며 알루미늄의 금속 이온이 냄새의 원인이 되는 세균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알루미늄 호일이 정말 발냄새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과학적으로 ‘확실한 탈취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일반 알루미늄 호일이 세균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효과가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살펴보면 알루미늄 표면에서 세균의 생존이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현상은 관찰돼 왔다. 특수하게 표면을 처리한 알루미늄에서는 실제 항균 효과도 확인됐다.
발냄새가 생기는 과정부터 살펴보면 이유가 조금 더 분명해진다. 발냄새는 단순히 땀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발에서 나온 땀과 각질 등에 피부에 원래 존재하는 세균이 작용하면서 냄새를 내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특히 이소발레르산은 대표적인 발냄새 성분 가운데 하나다.
2006년 캐나다 미생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피부에 흔히 존재하는 표피포도상구균이 땀 속 아미노산인 류신을 분해하면서 이소발레르산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확인했다. 이소발레르산은 치즈나 땀과 비슷한 특유의 냄새를 내는 휘발성 지방산이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발냄새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신발 내부의 세균과 냄새 사이의 관계도 실제 연구에서 관찰됐다. 2009년 일본가정학회에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진은 22세 여성 3명이 운동화나 펌프스를 이틀간 착용한 뒤 발과 신발 내부의 세균 수와 냄새를 조사했다. 그 결과 발 부위의 세균 수와 관능평가 및 냄새 식별장치로 측정한 냄새 강도 사이에 관련성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신발 내부의 불쾌한 냄새가 땀과 피지 등의 노폐물과 세균 증식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렇다면 알루미늄은 세균을 억제할 수 있을까. 알루미늄 표면에서 세균의 생존 시간이 줄어드는 현상은 오래전부터 관찰됐다. 1979년 국제학술지 ‘응용 및 환경미생물학’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알루미늄 호일을 포함한 여러 포장재 표면에서 세균의 생존을 비교했다. 연구 과정에서 알루미늄 호일 표면에 놓인 일부 세균은 시간이 지나면서 검출되지 않게 됐다. 다만 연구진이 관찰한 세균 감소를 알루미늄의 강력한 항균 작용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표면이 마르면서 세균이 생존하기 어려워지는 건조 효과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연구에서는 알루미늄 표면의 특성을 바꾸면 항균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2021년 국제학술지 ‘나노기술’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일반 알루미늄 호일과 표면을 나노구조로 만든 알루미늄 호일의 항균성을 비교했다. 일반 알루미늄 호일보다 표면을 별도로 처리해 나노구조를 만든 호일에서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연구에서 항균 효과가 확인된 것은 표면을 나노구조화한 특수 알루미늄이었다. 우리가 주방에서 사용하는 일반 알루미늄 호일을 손으로 구겨 신발 속에 넣는 것과 동일한 조건은 아니다.
그렇다면 해외 생활매체에서 소개된 방법으로 실제 냄새가 줄었다는 경험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여러 가지다. 알루미늄 표면에서 일부 세균의 생존이 감소하는 현상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고, 신발 내부의 습도나 건조 상태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발냄새는 세균과 습기가 함께 작용해 만들어지는 만큼 신발을 충분히 건조시키는 것 자체가 냄새를 줄이는 데 중요하다.
따라서 알루미늄 호일이 냄새를 화학적으로 흡착하거나 중화하는 강력한 탈취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신발 속에 넣어두는 생활 팁을 완전히 근거 없는 방법으로 치부할 필요도 없다.
사실 발냄새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일’보다 ‘건조’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발냄새의 주요 원인으로 땀과 세균의 축적을 꼽는다. 발을 매일 씻고 발가락 사이까지 꼼꼼하게 말리는 것, 땀을 많이 흘렸다면 양말을 갈아신는 것, 신발을 충분히 건조한 뒤 다시 신는 것 등이 권고된다. 같은 신발을 연속해서 신기보다 번갈아 신어 신발 내부가 마를 시간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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