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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3, 2026

“모태기독교 딸이 불교박람회 간대요”…시인이 짚어낸 젠지의 언어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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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부산국제불교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굿즈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9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명상과 선(禪), 전통예술, 사찰음식, 공예, 디자인, 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연합뉴스]

지난 8월 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부산국제불교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굿즈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9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명상과 선(禪), 전통예술, 사찰음식, 공예, 디자인, 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연합뉴스]

한 세대를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이는 대개 그 세대 사람이 아니다. 모르니까 알아보고, 이해해보려고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이자 현시대 사회·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젠지(Generation Z·1997~2012년 출생자)는 다른 세대에 어떻게 읽힐까.

밀레니얼 세대이자 스스로를 ‘라스트 아날로거’로 규정하는 이소호 시인이 펴낸 ‘젠지 사전’은 젠지의 취향과 문화, 생각이 담긴 21개 단어를 키워드 삼아 한 세대를 이해하려는 책이다.

시인은 밈처럼 빠르게 생멸하지만 세대를 그대로 투영하는 단어들의 이면을 바라본다. 가령 전화, 문자 등 최소한의 기능만을 갖춘 ‘덤폰(Dumbphone)’을 일부러 찾는 젠지에게서 알고리즘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피로감을 읽어내고, 못생겼다는 뜻의 ‘밤티’란 단어에선 “나는 그렇지 않아”를 확인받고 싶어 하는 불안을 헤아린다.

젠지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통념에도 물음표를 던진다. 두바이 초콜릿에 열광하는 현상엔 누구보다 뒤처지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젠지의 두려움이 있다고 짚는다. 철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뜻하는 ‘제철코어’에 맞춰 벚꽃 구경과 불교박람회에 몰려가는 젠지에게서는 애틋한 감정을 읽어낸다. 결코 돌아오지 않을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영원처럼 붙잡아 두려는 열망이다.

“이 세대를 트렌드로 읽으면 자꾸 엇나간다. 뭔가를 좇는 게 아니라 놓치지 않으려는 거다.”

시인은 젠지 특징을 포착하면서도 세대를 초월한 보편성도 뽑아낸다. 맛집 광고가 범람하는 시대에 진짜 맛집을 찾고, 스마트폰과 SNS에 휘둘리다가도 통제권을 찾기 위해 분투하며 ‘추구미(추구하는 지향점)’ 모드와 ‘행집욕부(행복에 집중하기, 욕심 부리지 않기)’ 모드를 오고 가는 건 젠지만은 아닐 것이다. 삶의 불확실성에 맞서 자신을 지키고, 욕망에 휘둘리면서도 경계하며,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 번민하고 타협하는 인간은 어느 세대에나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세대마다 다른 이름을 붙여가며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자아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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