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고, 화가 났다" 실책→밀어내기→무실점, 지옥문 앞에서 돌아온 청년 에이스, '구원왕' 선배의 따뜻한 한마디[KS]


숨 막히는 순간 찾아온 극도의 압박감. 선발 에이스에게 낯선 마무리 상황은 그야말로 ‘지옥문’이었다.

수비 실책과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끝내기 역전패를 막아낸 삼성 라이온즈 ‘청년 에이스’ 원태인이 안도의 한숨과 함께 살 떨리는 끝내기 위기 극복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원태인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2차전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맞선 9회 1사 2루에 이승민을 구원해 마운드에 올랐다. 안타 한방이면 끝내기 상황.

원태인은 차분하게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한승택 권동진을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10회초 디아즈의 적시타로 2-1 역전에 성공한 10회 말. 드디어 팀의 한국시리즈 첫 승을 세이브 할 기회가 찾아 왔다.
1사 1, 2루에서 힐리어드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디아즈의 포구 실책으로 1사 만루가 됐고, 김현수에게 너무 어렵게 승부하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허무하게 2-2 동점을 허용했다.이어진 1사 만루. 끝내기 패배란 지옥문 앞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원태인은 무너지지 않았다. 굳게 마인드를 다잡고 추가 실점 없이 10회 말 끝내기 위기를 끝내 막아냈다. 1⅔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
원태인이 포기 하지 않고 끝가지 버텨준 덕분에 삼성은 연장 12회 3대2 극적인 승리로 시리즈를 1승1패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후 원태인은 “정말 너무나도 힘들었고 압박감과 부담감이 심했다. 운도 안 따라주는 것 같아 속상했다”면서도 “그래도 그런 상황 속에서 막아냈기 때문에 역전을 다시 하고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팀이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밀어내기 볼넷 상황에 대해서는 “1패로 뒤지고 있던 상황이라 1점도 주지 않으려고 욕심을 내다 보니 나와선 안 될 볼넷이 나왔다. 밀어내기가 나와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났다”며 “그래도 벤치에서 나를 믿고 맡겨주셨기 때문에 ‘역전만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으로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 씩씩하게 던졌다”고 말했다.김지찬의 애매한 타구 포구 호수비에 대해 원태인은 “타구가 너무 애매해서 긴장했다. 지찬이가 너무 좋은 수비로 막아줘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경기 후 밀어내기 동점 허용에 자책하던 그에게 다가온 것은 ‘클로저’ 김재윤이었다.
원태인은 “재윤이 형이 ‘그런 운도 안 따라주는 상황에서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잘 막아낸 것만으로도 너무 잘했다’고 다독여주셔서 큰 힘이 됐다. 불펜 투수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현장에는 절친한 친구 노시환(한화)이 직접 수원을 찾아 원태인을 응원했다. 원태인은 “경기 전 시환이가 마무리로 나와 멋있게 막으라고 힘을 줬다. 깔끔하진 못했지만 친구의 기운을 받아 잘 막아낸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인터뷰 중 복도를 지나가던 박진만 감독이 원태인을 향해 “태인아, 며칠날 던질래?”라며 4,5차전 선발 전환 일정을 농담처럼 묻자, 원태인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감독님께서 나가라고 하실 때 나가겠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자신의 SNS에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사진을 올리며 팀을 위한 헌신을 다짐했던 원태인. 갈수록 지난해 야마모토의 상황을 점점 더 닮아간다.
그는 “너무 몸은 힘들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와 이 역할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작년 야마모토처럼 제가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틴다면 우리 팀도 우승할 수 있다고 믿는다. 끝까지 잘 버텨서 우승하고, 녹초가 돼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우승 반지를 끼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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