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성전은 없다"…종교 명분 내세운 전쟁 비판

종교 지도자들에 메시지…"오직 평화만이 신성"
교황청 장관, 교황 암 수술에 "슈퍼맨 아닌 평범한 인간임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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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교황 레오 14세는 27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전쟁을 규탄하며 "성전이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모임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같이 말하며 "오직 평화만이 신성하다"고 강조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행사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소집한 종교 간 평화회의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영국 성공회(국교회)의 최고위 성직자인 세라 멀랠리 캔터베리 대주교를 비롯해 이슬람, 불교, 기타 기독교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레오 14세는 메시지에서 "국제 정치의 수단으로서 전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우려스러운 현상"과 지도자들이 이를 종교적으로 정당화하는 행위를 규탄했다.
레오 14세는 "바로 이러한 '권력의 문화'가 팽배한 시대에, 우리는 아시시의 정신을 가꾸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전쟁은 결코 하나님의 이름으로 수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많은 전쟁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평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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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교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악에 빠진 서구'에 대한 '성전'으로 정당화해왔다.
이란 전쟁에서도 양측 모두 종교를 이용해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했는데 미국, 특히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기독교 신앙을 내세워 이 전쟁을 군사력으로 적을 물리치려는 기독교 국가의 노력으로 묘사해 왔다.
레오 14세는 이러한 정당화 시도를 종교 그 자체에 대한 왜곡이라며 일관되게 비판해 왔다. 특히 지난 5월 발표한 첫 번째 회칙 '마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싸우는 건 "종교 그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레오 14세는 애초 이날 아시시 행사에 직접 참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암 수술 후 헬리콥터 이동은 피하는 게 안전하다는 의료진 권고에 따라 영상 메시지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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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외교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의 암 진단이 레오 14세의 재임 기간에 있어 "게임 체인저"라고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이날 이탈리아 외신기자협회에서 장기 투병 끝에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선출된 레오 14세가 즉각 업무에 착수하자 그를 "슈퍼맨, 슈퍼 교황"으로 여기려는 유혹이 있었다고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그가 우리 시대의 흔한 질병 중 하나에 걸렸다는 사실은 그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인간임을 의미한다"며 "나는 이것이 우리가 그를 바라보는 방식은 물론, 아마도 그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까지 바꿀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수술 후 회복중인 레오 14세가 내달 남미 순방에 이어 "머지않은 미래"에 고국인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달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교황의 방미 시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28일 08시56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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