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충전소 떠안고 수소 생산까지…현대차, ‘자립’인가 ‘부담 확장’인가
HTWO ENERGY 청주 수소충전소.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적자에 빠진 수소충전소 운영사에 또 돈을 넣는다. 현대차는 지난달 29일 상용차 충전소 운영사 코하이젠이 발행하는 394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CB) 가운데 186억2200만원어치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거래 목적은 ‘수소충전 인프라 운영 안정성 강화를 통한 판매 기반 확보’다.
코하이젠은 2021년 현대차와 한국지역난방공사, 정유사 등 9곳이 함께 세웠다. 2024년 유상증자 때 다른 주주들이 참여하지 않자 현대차가 단독으로 175억원을 출자해 최대주주(지분 47.25%)가 됐다. 이번 CB까지 현대차가 2년 새 투입한 돈은 361억원이다. 매출은 2023년 38억원에서 지난해 174억원으로 늘었지만 순손실도 36억원에서 53억원으로 커졌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사업 대상 충전소 19곳 가운데 8곳은 아직 준공되지 않았다. 시흥방산 충전소는 준공이 50개월 늦춰졌다.
충전소 운영사의 적자는 수소차 보급이 기대만큼 늘지 않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코하이젠은 버스·트럭 등 상용차 전용인데, 현대차 국내 누적 판매 5만262대 가운데 상용차는 3755대뿐이다. 시장 전체도 현대차의 과거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 현대차는 2019년 말 인베스터데이에서 2025년 연간 수소차 판매 목표로 11만대를 제시했지만, 지난해 실제 판매량은 6861대에 그쳤다. 2018년 ‘수소전기차 비전 2030’에서 제시한 2030년 연간 생산능력 50만대도 갈 길이 멀다.
현대차는 수소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4일 개막한 ‘세계 수소 엑스포(WHE) 2026’에서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5㎿(메가와트)급 수전해 모듈을 처음 공개했다. 1기로 연간 약 700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새만금에 1조원을 들여 200㎿급 수전해 플랜트를 짓는 구상도 내놨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3월 일본 수소 엑스포에서 “생산과 수요를 결합한 수소 모델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생태계 자립을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과, 판매 부진의 부담을 다른 사업으로 넓히는 것이라는 지적이 엇갈린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업계에서 통상 제시하는 수전해 전력소비량(㎏당 약 50㎾h·킬로와트시)을 2024년 태양광 정산단가(㎾h당 135.6원)에 적용하면 전력비만 약 6780원이다. 정부가 목표로 내건 청정수소 가격(㎏당 2500원)의 2.7배다. 여기에 설비 투자비와 유지관리비, 압축·저장·운송비까지 더하면 실제 공급원가는 더 높아진다. 설비 대형화와 값싼 전력 조달로 생산단가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이다.
수소업계 관계자는 “차만 팔아서는 수소차가 살 수 없다. 생산부터 충전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전략이 성과를 내려면 수소차 수요 확대와 생산단가 하락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수전해 수소를 얼마나 싸게 공급할 수 있는지 입증하지 못하면, 자립을 위한 투자가 오히려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