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수청장·공소청장 국무회의 정례 참석 재고해야

광고
중대범죄수사청장, 공소청장 등 수사와 공소를 담당하는 기관의 장들이 국무회의에 정례적으로 참석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보수 야권에서 이들의 국무회의 참석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조직법상, 그리고 헌법에 의해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으나,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수사·공소기관의 공정성의 외관을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중수청과 공소청은 검찰개혁의 상징과도 같은 기관들이다. 국민들에게 이 기관들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확실하게 보장되고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검찰개혁의 정당성도 더욱 확고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 기관들의 수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대통령의 의중과 무관하게, 자칫 국민들 사이에서 이런 믿음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참여연대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수사·공소기관장이 정례적으로 참석해 국정 방향과 방침을 공유하는 구조는, 구체적인 사건 지시가 없더라도 수사·공소기관에 정치적 부담을 준다”고 주장했다. 이는 13일 이 대통령이 정부조직법 11조·18조 등 법적 근거를 제시하며 참석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세부 사건 처리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부처뿐 아니라 청 단위 기관장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왔다. 논란이 시작된 건, 지난 2일 중수청과 공소청이 새로 출범하면서, 6일 국무회의부터 전종민 중수청장 직무대행과 이정현 공소청장 직무대행이 참석하면서부터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까지 포함한 세명의 수사·기소 관련 기관장들은 6일에 이어 13일 국무회의 때도 국무위원들 뒤쪽에 마련된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광고
현행 국무회의 규정상 의장(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배석자를 초청해 국무에 관한 발언을 듣거나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만큼, 세 기관장의 회의 참석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대통령에 이어 총리실도 그간 국무회의에서 구체적인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나 공소 지휘를 논의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참여연대의 지적대로 실제 수사·공소 지휘 여부와 상관없이 ‘공정성의 외관’, 즉 공정하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 기관장들이 매주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이들 기관들의 중립성·독립성이 보장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더구나 지난 정부까지 참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는데,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지금, 이런 관례를 바꾸는 것이 적절한지 의구심이 든다.
국무회의에 정례적으로 참석해야만 대통령이 강조하는 “국정의 방향이나 방침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꼭 국무회의를 통해 공유해야 할 사안이 있을 때만 이 기관장들을 부르고, 일반적인 지시 사항은 종전처럼 장관을 통해서 전달하면 될 일이다. 수사·공소 담당 기관장들의 국무회의 참석 정례화 방침이 재고되길 바란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