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느니 차라리 팔고 말지”…집 2채 이상 소유자 8년 만에 최저

대출 규제·양도세 중과·세제개편 ‘3중고’
전국 집합건물 다소유지수 9개월만에 하락
文정부 이후 지속 감소·현 정부도 규제 유지
“추가 매물출회 유인책 없인 매물 증가 어려워”
정부의 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세제개편안까지 더해지면서 전국 집합건물 소유자 가운데 2개 이상을 보유한 다소유자 비율이 약 8년 만에 15%대로 떨어졌다.
1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15.980로, 이는 9개월 전인 지난해 12월(16.381) 보다 0.4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다소유지수가 15%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0월(15.95) 이후 약 8년 만이다.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전체 집합건물 소유명의인 중 2개 이상의 집합건물을 소유한 명의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아파트 외에 오피스텔과 연립·다세대주택 등도 포함된다.
다소유지수는 2020년 8월 최고치인 16.69를 기록한 이후 한동안 비슷한 흐름이 유지됐다. 그러다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된 데 이어 지난달 16%대 아래로 떨어졌다. 다소유자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2개 소유명의인 지수 역시 9월 11.057로 내려갔다. 지난해 12월(11.307) 대비 0.25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소유지수 하락의 원인으로는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꼽힌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다주택자의 주택 취득과 보유, 처분 전반에 걸쳐 규제를 강화했다.
2020년 당시 정부는 6·17 대책을 통해 주택 매매·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기존 주택 처분과 신규 주택 전입 요건도 강화했다.
이어 7·10 대책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높였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기존 3.2%에서 6.0%로 인상하고, 주택 취득세도 2주택자는 최대 8%, 3주택 이상자는 최대 12%로 상향 조정했다. 올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도 2021년 6월부터 적용했다.
그러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한시적으로 유예됐다.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낮춰 주택 매물 출회를 유도한다는 취지로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배제했다. 이후 올해 5월 9일까지 약 4년간 이어졌다.
다주택자를 향한 규제 기조는 이번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6·27 대출 규제를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10·15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주택 취득에 따른 실거주 의무도 확대했다.
올해 2월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방침을 확정하면서 보유 주택 처분을 둘러싼 셈법도 복잡해졌다. 정부는 지난 2월 12일 관계부처 합동 발표를 통해 2022년 5월부터 시행해 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 종료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하는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됐다.
정부는 지난 8월 3일(8·3 대책) 종합부동산세 과세 체계를 주택 수 중심에서 보유 주택가액과 실거주 여부 중심으로 개편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기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다주택자 등 나머지 개인에 대해서는 기본공제액 4억원에 전체 보유 주택가액 가운데 실거주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최대 5억원을 추가 공제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부는 세제개편안에서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2027~2028년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실거주 목적의 주택 보유에 세제 혜택을 집중하면서도 다주택자에게는 일정 기간 주택을 처분할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다. 세제개편안의 주요 내용은 향후 입법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다주택자 비율 감소가 주택시장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주택자가 감소하는 과정에서 매물 잠김과 전세난이 발생하고 외곽지역 집값이 급등하는 등 연쇄적인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유 부담을 견디지 못한 다주택자들 상당수가 이미 주택을 처분했다”면서 “추가적인 매물 출회를 유도할 유인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더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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