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80만원 아끼는데 안해요?” … 파이어족 다들 한다는데

레버리지에서 커버드콜로 머니무브
“커버드콜 2만주 있으면 마음 놓고 은퇴하는데 왜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대기업 IT 회사를 ‘쿨하게’ 그만둔 김모 씨(56)는 이처럼 말하면서 자신의 커버드콜 월 분배(배당)금을 보여줬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종목명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지난달 20일 이 커버드콜이 김 씨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무려 494만2860원. 게다가 세금은 0원이었다.
김 씨는 “커버드콜 분배금 대부분이 비과세”라며 “매달 월급처럼 따박따박 찍히니 이만한 ‘효자’가 없다”고 자랑했다. 그는 50대 이후에겐 커버드콜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며 “다른 배당 상품까지 합쳐 월 현금흐름이 거의 1000만원에 도달하자 더 이상 회사에 다닐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같은 분배금 다른 세금…커버드콜의 절세효과
김 씨가 보유 중인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498400)에 돈이 몰리고 있다. ETF체크 기준으로 최근 일주일(9월3~9일) 498400의 순유입(매수-매도)은 1656억원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점 커지며 투자자들의 자금은 9월 들어 파킹형(잠시 돈을 넣어두는) ETF나 지수 추종 ETF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개별 종목처럼 위험한 자산의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이런 와중에 커버드콜은 위험자산이면서도 배당이 많아 나와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다. 순유입액 기준 498400은 전체 ETF 중 당당히 4위에 올랐다. 미국 지수 추종 커버드콜 중에선 시총 1조원을 눈앞에 둔 ‘KODEX 미국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494300)도 마찬가지다. 이 커버드콜에도 일주일 새 150억원의 투자금이 들어왔다. 한국과 미국의 지수를 쫓아가며 높은 배당을 주는 지수형 커버드콜의 전성시대다. 증권가 관계자는 “주가 상승률을 극대화하는 레버리지에서 높은 배당을 매달 주는 커버드콜로 머니무브(자금이동)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커버드콜은 향후 주가가 상승할 여력을 지금의 현금흐름으로 바꿔주는 금융상품이다. 주식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그 주식의 콜옵션을 파는 전략이다. 쉽게 말해 내 집을 팔지 않으면서 임대료를 받는 구조와 비슷하다. 주식이라는 자산은 그대로 들고 있으면서 그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다른 투자자에게 팔아 권리금(프리미엄)을 현금으로 받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매달 꽂아준다.
498400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해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절세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강남 부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커버드콜의 월 현금흐름은 기업 배당과 콜옵션 프리미엄으로 구분된다. 이중 기업 배당은 15.4%의 배당소득세를 낸다. 그러나 분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옵션 매도 프리미엄은 현행 세법상 과세 대상이 아니다.
시가총액이 6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커버드콜 ETF인 498400의 세금 구조를 살펴보자. 최근 1년(2025년 9월~2026년 8월) 주당 분배금은 총 2987원이었다. 이 가운데 과세표준액은 주당 124원에 불과했다. 김 씨처럼 2만주를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1년간 받은 분배금은 5974만원이다.
만약 이 금액이 일반적인 주식 배당이었다면 15.4%의 배당소득세가 적용돼 약 92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반면 498400은 주당 124원, 2만주 기준 248만원만 과세표준액이 된다. 여기에 15.4%를 적용한 약 38만2000원만 배당소득세로 원천징수 된다.
같은 5974만원의 분배금이어도 여기에 커버드콜의 콜옵션 매도차익이 적용될 경우 세금 차이는 무려 882만원에 달한다. 이것이 바로 세금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수억 원씩 커버드콜에 넣는 주된 이유다.
배당률 14% vs 23% 어느 커버드콜에 투자할까
최근 커버드콜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주식시장이 재미가 없어서다.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방향성 없이 횡보하는 구간에서 커버드콜은 빛을 발한다.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도 옵션 프리미엄으로 매달 현금이 꽂히는 구조다. 커버드콜 운용사들은 자신들의 ETF가 횡보장의 최대 수혜 상품이라고 적극 홍보 중이다.
주가 상승 여지가 높지 않을 땐 배당 계열의 ETF로 머니무브가 이뤄진다. 이 중 커버드콜은 분기가 아니라 매달 많은 배당금을 나눠주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498400의 최근 1년 배당수익률은 14.1%다. 연간 목표 배당률은 15%라고 공언한 바 있다.
목표치 달성을 위해 이 상품은 이름처럼 매주 콜옵션을 매도하는 위클리(Weekly) 옵션 전략을 쓴다. 일반 커버드콜이 한 달에 한 번 옵션을 파는 것과 달리 위클리는 매주 새로운 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쌓는다 .매주 권리금을 받아 모아뒀다가 월말에 한꺼번에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옵션 만기가 짧을수록 시간가치가 빠르게 소멸되기 때문에 위클리 옵션은 같은 행사가격이라도 월간 옵션보다 프리미엄이 더 높다. 운용사 관계자는 “연간 목표 프리미엄 수익률 15%에 따라 옵션 매도 계약 수를 매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타겟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분배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년 기준으로 498400은 117.7%의 총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줬다. 배당률 14.3%에 주가 상승률 103.4%가 포함된 수치다. 그러나 같은 코스피200을 단순하게 추종하고 주가 상승 ‘원툴’인 KODEX 200 ETF의 총수익률은 주가 상승만 감안해도 1년 150% 넘게 올랐다. 결국 커버드콜은 추종하는 지수의 수익률을 넘어설 수 없는 한계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커버드콜은 주식 하락장에서도 배당을 주긴 하나 주가 손실을 상쇄할 수 없다. 주가 하락까지 맞으면서 고스란히 분배금까지 줄어든다. 실제 498400을 2만주 들고 있는 김 씨도 “원래는 매달 500만원 이상 받다가 최근 2달 연속 분배금이 줄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2달 전과 비교해 분배금은 30만원 이상 감소했다.
손실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커버드콜이 원금을 빼서 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커버드콜의 분배금 재원은 원금이 아니라 옵션 프리미엄·배당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주가가 빠지는 구간에서 분배금까지 줄어들면서 ‘이중 타격’이 발생해 이런 논란과 오해는 계속될 수 있다.
“월 현금흐름 중요한 5060에게 적합”
‘KODEX 미국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494300) 역시 비슷한 구조다. 다만 이름에 OTM(Out of the Money·외가격)이 붙어 있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다. OTM은 현재 나스닥100 지수보다 1% 높은 가격에 콜옵션을 파는 전략이다. 지수가 1%까지 오르는 구간은 그대로 따라간다. 다만 그 이상으로 오르면 포기한다. 위클리(주간)가 아닌 데일리(매일) 옵션을 파는 전략이라, 매주 한 번이 아니라 매일 권리금을 쌓아 분배금 재원을 만든다. 옵션 만기가 하루짜리라 시간가치 소멸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프리미엄 수확 효율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달러 약세 구간과 미국 지수 횡보 구간에선 이중 수혜가 가능하다. 494300은 나스닥100이라는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ETF라 달러 약세 구간에 매수하면 향후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때 원화 환산 시 환차익이 추가로 발생한다.
최근 1년 배당률이 무려 23.1%다. 다만 이 기간 총수익률이 11.5%에 그친다. 높은 배당률에도 주가가 11.6%나 하락해서다. 나스닥이 이 기간 21% 오른 것을 감안하면 커버드콜의 한계점은 분명하다.
커버드콜은 자신이 쫓아가는 기초 지수의 총수익률을 이길 수 없다. 자산을 크게 불리는 성장 도구라기보다는 이미 쌓인 자산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뽑아내는 ‘인컴(소득) 도구’에 가깝다. 이론상 5060 세대가 노후 현금흐름 확보용으로 가장 적합한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상장 상품이라 ‘절세 삼총사’(연금저축펀드·IRP·ISA)에 담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분배금 중 기업 배당까지도 당장 세금을 내지 않은 채 과세이연(세금 납부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것)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 커버드콜 운용사 대표는 “중장년층을 위해 만든 커버드콜에 2030세대가 너무 많이 투자해 놀랐다”며 “커버드콜의 원리를 잘 안다면 투자 기간이 많이 남은 젊은 세대들은 지수 추종 ETF가 장기적으로 자산 형성에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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