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완의 글로벌 경제와 사회] AI 경제에서 노동·자본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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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확산이 노동시장과 노동소득분배율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보고서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전미경제연구소(NBER), 투자은행 제이피모건 등 여러 곳에서 제출되고 있다. 대략 요약하면, 미국 경제에서 노동생산성은 증가하는데 노동소득분배율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반면 자본수익률과 기업이익률은 50~7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2026년 상반기 미국 비금융기업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3.4%로, 2017~2019년 평균(1.6%)과 2023~2025년 평균(2.1%)에 견줘 개선되는 추세가 확연하다. 이처럼 생산성 개선이 가속화하고 있으나, 경제 전체 소득(자본소득+노동소득) 중에 노동자 임금으로 돌아가는 몫인 노동소득분배율(비금융기업의 노동자보수/명목부가가치)은 최근 55.2%로, 1929년 통계 작성을 개시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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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자본수익률(비금융기업의 순영업잉여/자본스톡)은 11.6%로, 197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경제 전체 소득 중에 자본이 가져가는 몫인 자본소득(자본스톡×자본수익률)도 증가하고 있다. 비금융기업의 이익률(세전이익/명목부가가치)은 19.0%로, 1955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기업 이익률 증가세가 자본수익률 상승 추세를 이끄는 것이다.
이런 구조적 변화는 AI 확산이 산업현장에서 노동수요를 줄이고, 노동자의 임금협상력을 약화해 노동소득분배율을 낮추기 때문에 일어난다. AI 업무 자동화가 사무지원 직종 등 반복 업무 중심으로 기존 업무와 노동자를 대체하는 효과가 새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서로 보완·완충하는 효과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 노동수요를 줄이고 고용·임금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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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은 AI 고노출·저보완 직종에서 과거 대비 고용량이 3.6% 감소하고 임금도 하락한 반면, 고노출·고보완 직종에서는 고용·임금 개선 효과가 오히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전미경제연구소는 16개 AI 생산 연구모형(모형마다 AI 업무자동화 범위, 노동-자본 간 대체탄력성 등에서 서로 다른 가정을 적용)을 분석한 결과, 11개 모형에서 노동 대체효과 등으로 장기적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이 영(0)에 수렴하게 되리라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AI는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노동자의 임금교섭 협상력을 약화한다.
토마 피케티가 2013년에 내놓은 ‘21세기 자본’에 관통하는 핵심 방정식이자 법칙은 ‘자본수익률(r)>경제성장률(g)’이다. 자본이 불어나는 속도가 경제 전체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항상 더 빠르다는 이 관계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사회 전체의 부 중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더 커지고 불평등도 심화한다는 것이다. 당시 피케티는 성장이 둔화될수록 자본에 돌아가는 몫이 점점 더 커지는 세습자본주의 경향이 지배적일 거라는 자기주장을 AI 경제를 예견하거나 이를 중심에 두고 분석하면서 제출한 것은 아니었다. 이제 노동의 분배 몫이 줄어들고 자본수익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산·소득 불평등이 커지는 경로는 피케티 실증연구와 AI 경제 양쪽에서 관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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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 경제의 근본 운행 원리를 둘러싸고 주기적 경제순환설 외에 어떤 경향 혹은 법칙이 존재한다는 학설을 제시했다. 데이비드 리카도가 제시한 ‘한계 수확체감’, 카를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는 주기적인 공황을 피할 수 없다’며 설파한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가 신고전파 경제성장 기본모형에서 제출한 ‘경제성장의 균제(Steady state·정체) 상태’ 등이 그것이다. 무릇 경제이론은 여러 가정과 전제를 깔고 있는 일종의 우화에 가깝지만, 대개는 매우 과학적이고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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