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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26, 2026

한국 꺾은 일본 ‘직장인 선수들’…일본 실업야구는 동호인 야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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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전에서 선발로 등판한 일본 히구치 신. 도요하시/연합뉴스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전에서 선발로 등판한 일본 히구치 신. 도요하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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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는 25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0-5로 완패했다. 한국은 26일 열리는 중국전에 이겨야만 결승(27일)에 진출한다.

한국 대표팀 24명이 전원 프로 선수인 반면 일본은 실업야구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렸다. 프로 선수의 대회 참가가 허용된 1998 방콕 대회부터 일본은 아시안게임에는 실업야구 선수들을 내보내고 있다. 일본전 선발로 나온 히구치 신 또한 오전에는 일을 하고, 오후에 훈련을 하는 직장인 신분이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사회인 야구’ 신분과는 전혀 다르다.

일본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의 선택지는 ‘프로’만이 아니다. 일본프로야구(NPB) 데뷔를 노리는 이들도 있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높은 수준의 야구를 이어가고, 유니폼을 벗은 뒤의 삶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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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르티바’의 지난 3월 보도를 보면, 올해 봄 고시엔에 출전한 명문 오사카 도인고의 등록 선수 20명 가운데 5명이 장래 희망으로 ‘실업야구 선수’를 적었다. 프로야구 선수나 메이저리거를 꿈꾼다고 답한 선수는 11명이었다. 도인고의 주전 외야수 우쓰미 슌타도 실업야구를 희망했다. 대학에서 성과를 낸 뒤 아마추어 최고 수준의 무대(실업야구)에서 뛰겠다는 구상이다. 도시바에서 뛰었던 아버지와 혼다 스즈카 소속인 형을 통해 실업야구를 가까이 접한 영향도 있었다. 고교 입학 전에는 대학 졸업 뒤 프로 진출도 생각했지만, 명문고에서 치열한 경쟁을 경험하고 프로에서 뛰는 선배들의 기량을 지켜보면서 진로를 수정했다.

실업야구팀이 제공하는 생활의 안정성도 선택의 배경이다. 회사에서 급여를 받으며 선수 생활을 하고, 은퇴 뒤에도 회사원으로 경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JR서일본 야구부 감독은 일본 스포츠매체 ‘넘버’와 인터뷰에서 선수 영입 때 이런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고 설명했다. 이 팀 선수들은 오전에 회사 업무를 하고 오후에 훈련하고는 한다. 다만 고용 형태와 업무 비중, 은퇴 이후 처우는 기업마다 달라서 모든 실업선수의 미래가 똑같이 보장된다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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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야구가 프로로 가기 위한 성장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고교나 대학 졸업 직후 프로에 도전하는 대신 기업팀에서 경험을 쌓아 더 높은 순위의 지명을 노리는 것이다. 오사카가스에서 뛰었던 투수 고노 게이는 프로 진출 선택지도 있었지만 더 높은 상위 지명을 목표로 실업야구를 택한 바 있다.

다만 실업팀에 들어간 뒤 곧바로 프로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NPB 규정에 따라 일본야구연맹(JABA)에 등록한 선수는 원칙적으로 대졸은 2시즌, 고졸·중졸은 3시즌 동안 프로 선수 계약을 맺을 수 없다. 이에 따라 대졸 선수는 실업팀 입단 2년 차, 고졸 선수는 3년 차 가을부터 드래프트 지명 대상이 된다. 2026년 봄 입단했다면 대졸은 2027년, 고졸은 2028년 가을이 첫 기회다. 소속팀이 해산하는 등의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히구치도 입사 2년 차인 올해 처음 NPB 드래프트 지명 대상이 됐다. 이번 대회는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줄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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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전에 선발 등판했던 일본의 가요 슈이치로. 항저우/연합뉴스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전에 선발 등판했던 일본의 가요 슈이치로. 항저우/연합뉴스

시간이 흐르면서 실업야구 자체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는 선수도 생기고 있다. 한국전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던 도요타 소속의 가요 슈이치로는 2023년 스포르티바 인터뷰에서 입사 3년 차를 마친 뒤 프로 진출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고 밝혔다. 이후 그가 내세운 목표는 도시대항대회 우승으로 회사에 보답하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팀을 지킨 선배 사타케 가쓰토시처럼 자신도 팀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다른 종목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NH농협은행 정구단이 비슷한 예일 수 있다. NH농협은행 소속 정구 선수들은 국내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데 선수 은퇴 뒤에도 회사에서 정직원으로 정년을 보장받고 일한다. 계약직인 다른 지자체 구단 선수들과는 다르다. 그래서 지자체 소속 선수들과 비교해 현역 시절 연봉은 낮지만 은퇴 이후에도 안정된 삶을 이어갈 수 있다.

한국야구에도 1960~1970년대에는 한일은행·상업은행·기업은행·제일은행 등 금융권과 한국전력·한국화장품·롯데 등 실업야구팀이 있었다. 일본 실업야구와 비슷한데 프로야구 출범(1082년) 이후 서서히 사라졌다. 2002년까지도 한국전력·포스틸 등의 실업야구팀이 있었으나 지금은 하나도 없다. 이 때문에 한국 아마추어 선수들은 일본과 달리 프로에 진출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참고로 지난 21일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91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32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43명, 해외 아마·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20명 등 총 1280명이 참가했는데 이중 110명(고교 87명·대학 22명·기타 1명)만이 프로 구단 선택을 받았다. 지명률이 8.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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