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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25, 2026

‘커피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커피로 가득 채워진 강릉커피축제 현장[제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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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커피를 많이 마신다는 것은 주변 사람만 봐도 알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405~416잔으로 세계 평균의 2.5~2.7배다.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는게 일상이 된 사람들은 작은 맛의 차이도 알아채고 원두마다 다른 풍미를 찾게 된다. 일상을 지탱하던 커피가 취미가 되면서 커피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늘었다.

강릉커피축제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커피축제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그런 여행의 행선지로 꼽히는 곳이 강원 강릉이다. 커피도시 강릉이 커피로 더욱 가득 차는 시간, 강릉커피축제가 돌아왔다. 축제는 21일부터 25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강릉커피거리와 송정 솔밭 등 강릉시 일원이 무대다.

제18회 강릉커피축제의 슬로건은 ‘커피풀 강릉(Coffeeful Gangneung)’이다. 말 그대로 축제장은 커피로 가득했다. 거리에 번진 커피 향이 먼저 반겼다. 카페와 커피 부스, 커피 포토존까지 곳곳을 커피로 채웠다.

커피를 꼭 마셔야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방문객들은 향을 맡고 사진을 찍고 커피콩을 만졌다. 직접 커피를 내리고 기념품을 고르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커피를 즐겼다.

자판기 커피에서 별의별 커피까지

강릉커피축제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커피축제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 안목해변의 커피문화는 1980년대 초반 해변을 따라 설치한 커피 자판기에서 시작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자판기 커피가 명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이후에는 강릉에 유명 바리스타들이 정착하고 직접 볶은 원두를 선보였다. 커피 산지가 아니었던 강릉은 그렇게 커피의 메카로 성장했다. 커피 한 잔을 도시의 매력으로 키운 안목해변의 ‘안목’이 남달랐다고 할 만하다.

커피도시가 된 강릉에는 말 그대로 별의별 커피가 모였다. ‘별의별 강릉커피’에서는 지역 카페와 로스터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무료 시음 공간 옆에는 원두 판매 공간을 마련했다. 맛본 커피가 마음에 들면 바로 원두를 살 수 있다. 핸드드립과 로스터리 커피뿐 아니라 후추·흑임자·소금 등을 활용한 커피도 소개한다.

스페셜티 존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스페셜티 존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올해는 스페셜티 존도 따로 구성했다. 지역 업체를 모집하고 외부 업체를 초청해 커피의 비중을 높였다. 강릉문화재단 팀장은 “초기에는 빵과 디저트가 많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올해는 커피와 디저트가 적절히 섞이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강릉커피연구회 부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커피연구회 부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커피연구회 부스에서는 모래 위에서 커피를 끓이는 체험을 했다. 손잡이가 긴 작은 주전자 ‘체즈베’를 달궈진 모래에 묻고 기다렸다. 커피가 부풀어 오르면 모래 밖으로 빼내 한 김 식힌 뒤 다시 올렸다.

연구회는 지난해 라테아트에 이어 올해 체즈베 체험을 준비했다. 이준형 강릉커피연구회장은 “어떤 체험을 할지 고민하다 모래를 이용한 체즈베를 해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잔을 비운 뒤에는 커피 점을 봤다. 잔을 뒤집어 잠시 뒀다가 들어 올리면 안쪽에 가루가 흘러내린 무늬가 남는다. 그 모양을 보고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준형 강릉커피연구회장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이준형 강릉커피연구회장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2019년 결성한 강릉커피연구회는 그해부터 축제에 참여했다. 커피 교육과 창업 컨설팅 종사자, 취미로 커피를 즐기는 회원들이 함께한다. 장애 학생과 시니어를 위한 교육·대회에도 참여한다.

이 회장은 “이익을 목적으로 나오기보다 커피를 알리고 우리도 즐기려고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닷가에서는 몸이 조금 더 힘들지만 관광객들이 좋아한다”며 “찾아오는 분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별의별 공간에서 별의별 방법으로 즐겨

강릉커피축제 해변 앞 빈백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커피축제 해변 앞 빈백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별의별 강릉커피’지만 별의별은 커피뿐만이 아니다. 커피크닉존과 빈백, 나무 아래 등 ‘별의별 장소’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피자설기부터 순두부를 활용한 푸딩까지 ‘별의별 디저트’도 모였다.

올해 축제는 방문객이 머물 공간을 넓힌 점이 돋보였다. 피크닉 구역인 ‘커피크닉존’에서는 빈백에 기대거나 나무 아래 앉아 쉬어갈 수 있다. 카페 안에서 바라보던 바다를 거리와 솔밭에서도 즐겼다.

올해 새로 마련한 글로벌 커피라운지는 커피를 깊이 있게 접하는 공간이다. ‘바리스타의 테이블’에서는 커피 전문가가 시그니처 메뉴나 고급 원두를 선보인다. 원두의 가공 방식과 맛의 차이를 설명하며 한 잔씩 내려준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인문학 강연을 듣는 ‘커피와 인문학’도 마련했다.

대표 프로그램인 ‘100인 100미’는 토요일에 열린다. 참가자들이 각자의 원두와 추출 방식으로 커피를 내려 방문객에게 건네는 행사다. 커피 교육기관과 로스터리 카페가 일찍 자리 잡은 강릉의 기반을 보여준다.

강릉커피축제 커피섬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커피축제 커피섬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원두를 활용한 ‘커피섬’도 올해 처음 선보였다. 재단은 생두 2t을 볶아 약 1.7t의 원두를 준비했다. 원두와 소파를 배치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산더미처럼 쌓인 원두 앞에서는 카메라를 든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강릉커피축제는 바다를 가까이 두고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해변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과 수공예 상점 등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안목있는 커피라디오’에서는 방문객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방송한다. 서로 다른 자리에 앉아 있어도 같은 사연을 듣고 같은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방문객들이 함께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아지는 요소다.

버스킹존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버스킹존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해변 공연도 바다를 배경으로 구성했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큰 구조물을 세우는 대신 백사장에 흰색 무대를 마련했다. 지역 예술인과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버스커들이 공연한다.

저녁에는 안목해변 백사장에서 ‘별이 빛나는 밤에’가 펼쳐진다. 밤바다와 음악, 커피를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커피운동회’와 ‘황금 원두 찾기’ 등 가족이나 친구와 참여할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유리알유희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유리알유희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수공예품이 가득 늘어선 상점들도 돋보였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기념품 대신 강릉만의 이색 소품점들이 총출동했다. 도자기부터 키캡, 축제를 위해 제작한 커피 굿즈까지 있었다.

유리 수공예품 업체 ‘유리알유희’도 커피를 소재로 한 제품을 선보였다. 강릉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축제 때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준비한다. 매니저는 “거의 모두 직접 디자인하거나 자르고 붙여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 축제에 참여하는 일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상점은 강한 바닷바람에 먼저 문을 닫기도 했다.

카페에서 상권으로…교통은 과제

강릉커피축제 안목 노천 카페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커피축제 안목 노천 카페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축제는 행사장 밖에서도 이어진다. 강릉문화재단은 지역 카페와 연계한 모바일 스탬프랠리를 운영한다. 참여 카페에서 스탬프를 적립하면 5개에 볼펜, 10개에 컵을 받을 수 있다.

축제 기간에 한정했던 프로그램을 모바일로 바꾸고 운영 기간도 늘렸다. 축제 전부터 여러 카페를 방문하도록 해 주변 관광지와 상권 이용으로 연결하려는 취지다. 참여 현황과 이용 패턴은 향후 프로그램과 공간 운영, 홍보 전략을 세우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강릉커피축제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커피축제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올해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와 연계해 다국어 안내와 해외 홍보도 강화했다. 커피문화와 바다, 숲을 함께 즐기는 축제로 해외 방문객까지 맞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난해 주최 측 추산 52만명이 찾은 축제인 만큼 교통과 인파 관리는 과제로 남았다. 개막 첫날부터 셔틀버스 안내와 운행은 아쉬움을 샀다.

강릉역 출발 셔틀은 홈페이지에 정확한 탑승 위치를 표시하지 않아 기차에서 내린 방문객들이 탑승 장소를 찾는 데 혼선을 빚었다. 역 안에서도 안내 가판대나 포스터를 찾기 어려웠다. 몇 방문객은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위치를 물어보느라 셔틀을 놓치기도 했다. 탑승장은 1번출구에서 우측으로 나가면 깃발을 확인할 수 있다.

강릉역 축제 셔틀 주차장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강릉역 축제 셔틀 주차장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운행 시간도 지연됐다. 당초 15분 간격으로 안내한 셔틀은 축제장 주변 차량이 늘면서 간격이 30분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열차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방문객은 관람 시간을 줄이거나 다른 교통편을 찾아야 했다.

서울에서 온 윤씨는 “강릉에 놀러 왔다가 역에 가기 전에 잠깐 구경하려고 왔다”며 “셔틀이 너무 늦어 결국 축제를 10분밖에 못 봐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강릉역으로 돌아갈 때도 셔틀 시간에 맞춰 왔지만 시간표가 엉켜 결국 택시를 탔다”고 했다.

강릉문화재단 추산 기준 첫날 방문객은 2만6591명이다. 축제는 25일까지 커피 시음과 추출 체험, 해변 공연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말에는 대표 프로그램인 ‘100인 100미’를 포함해 커피테라피, 북콘서트 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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