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매장 털어보자” 최악 폭동에 마비된 프랑스…방화·약탈·폭력 이어져

프랑스 전역에서 치솟는 생활비와 연료비 급등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약탈과 방화 등 과격 폭력 사태로 번지며 파리를 비롯한 주요 도심이 마비 상태에 빠졌다.
17일(현지 시각) 파리, 보르도, 릴, 리옹, 마르세유 등 주요 도시에서 주최 측 추산 80만명(경찰 추산 50만명)이 거리로 나와 치솟은 생활비와 연료 가격 급등에 항의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달부터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학생 시위와 맞물려 곳곳에서 과격 양상을 보였고, 파리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다. 르몽드는 “전례 없는 심각한 도심 폭력 사태”라고 했다.
이날 오전 파리 북동쪽 시위 거점인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열린 시위는 초반엔 참가자들이 프랑스 국가 ‘라마르세예즈’를 악기로 연주하며 합창하고, 행진을 하는 등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시위대가 루브르 박물관 일대 중심가에 진입하기 시작한 오후부터 일부 참가자는 폭도로 돌변했다.
파리 중심가의 라파예트 백화점, 셀린느·디올 등 주요 명품 매장, 휴대폰 매장, 슈퍼마켓 등에선 시위대가 매장 문을 부수고 난입해 상품들을 약탈해가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술집에서 끌어낸 바 테이블 등을 길 위에 쌓아 놓고 불을 지르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런 충돌의 결과로 중심가 곳곳에서는 불에 타고 심하게 부서진 경찰 차량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 가스를 발사하면서 시위 군중 해산작전을 폈다.
그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부상을 당했고 미성년자 다수를 포함한 약 50명의 시위대가 체포되었다고 라프레스 뉴스통신이 이 날 보도했다.
제2 도시인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는 도심 상점들과 경찰서가 시위대에 의해 파손됐으며, 시청 건물이 시위대에 한시적으로 뚫리는 일도 벌어졌다.
시청에 난입한 사람들은 무정부주의를 상징하는 철자 ‘A’를 벽면에 그리는가 하면,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 왕권 억압의 상징이던 바스티유 감옥이 군중의 습격을 받은 것에 빗대 “우리는 바스티유를 점령하러 간다”고 외쳤다.
대규모 시위 예고에 전날 시민들에게 평화 시위를 촉구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 현장 곳곳이 물리적 충돌로 얼룩지자 “프랑스에서 폭력은 설 자리가 없다”며 공공기물 파손과 약탈 행위를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경찰과 군사경찰이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극도로 격렬한 폭력’에 맞서 싸웠다면서, 공권력을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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