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걱정이라면 ‘노란 바나나’ 대신 ‘초록 바나나’ 먹어야”…의사가 추천한 이유
바나나. 프리픽
변비 때문에 고생이라면? 바나나를 먹을 때 껍질 색깔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노랗게 잘 익은 바나나보다 초록빛이 남은 바나나에 장내에서 소화되지 않는 ‘저항성 전분’이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배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본 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는 16일 준텐도대 의대의 고바야시 히로유키 특임교수가 저서에서 소개한 장 건강 관리법을 전했다. 고바야시 교수는 바나나를 살 때 완전히 노랗게 익은 것보다 꼭지 부분에 초록색이 남은 제품을 고른다고 밝혔다. 바나나가 익으면서 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저항성 전분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초록 바나나에 많은 ‘저항성 전분’이란
저항성 전분은 소화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지 않아 소장에서 대부분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하는 전분이다. 대장에서는 장내 미생물의 발효에 이용된다. 일반적인 식이섬유와 마찬가지로 장내 환경과 배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른바 ‘제3의 식이섬유’로 불리기도 한다.
바나나는 익는 과정에서 전분이 당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덜 익은 바나나에는 저항성 전분이 상대적으로 많고, 노랗게 익을수록 그 양이 감소한다. 2019년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에 발표된 초록 바나나 섭취 관련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도 초록 바나나는 저항성 전분이 풍부한 식품으로 소개됐다.
1996년 국제학술지 ‘영국영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건강한 성인 12명에게 바나나·감자·밀·옥수수에서 얻은 저항성 전분을 각각 섭취하게 하고 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저항성 전분을 먹었을 때 대변의 무게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 바나나에서 얻은 저항성 전분도 이런 효과를 보였다.
저항성 전분을 섭취한 뒤 대변에서 검출되는 단쇄지방산도 증가했다. 저항성 전분은 대장에 도달한 뒤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된다. 이 과정에서 단쇄지방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대장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장 점막 기능을 유지하는 데도 관여한다. 연구진은 저항성 전분이 대장에서 일부 분해되면서 대변 배출을 촉진하는 등 가벼운 완하 작용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록 바나나, 변비 개선 효과 입증한 연구도 나와
그렇다면 초록 바나나를 먹으면 실제로 변비가 나아질까. 2017년 브라질 소아과학회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기능성 변비가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초록 바나나 바이오매스의 효과를 살펴본 무작위 연구가 발표됐다. 바이오매스는 초록 바나나를 가공해 만든 식품이다. 연구에서 초록 바나나 바이오매스만 섭취한 집단은 딱딱한 변, 배변 시 힘주기, 배변 통증과 복통 등 일부 증상이 개선됐다. 변비약과 함께 섭취했을 때는 일부 환자의 변비약 사용량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2024년 국제학술지 ‘뉴트리션 리뷰스’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도 초록 바나나 바이오매스 관련 연구 12건을 검토했다. 연구진은 장 기능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관련 연구가 제한적이며 섭취량과 기간, 대상자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
같은 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는 태국 성인의 만성 변비와 저항성 전분의 관계를 살펴본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발표됐다. 저항성 전분 3형을 섭취한 집단에서 장내 미생물 구성과 배변 빈도 등의 개선이 관찰됐다. 다만 이 연구는 바나나 자체를 시험한 것이 아니라 저항성 전분을 이용한 연구다.
물론 초록 바나나를 무조건 많이 먹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생초록 바나나는 떫고 단단해 먹기에도 불편하다. 또한 저항성 전분 섭취량이 갑자기 늘면 가스가 차거나 복부 팽만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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