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는 찌고 토마토는 익혀라”…채소, 어떻게 익혀 먹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영양
오래 삶아 물을 버리는 조리법을 줄이고, 생·찜·볶음·구이 등 여러 방법으로 채소를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영양 섭취법이다. pexels
채소는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의 양이 달라질 수 있다. 무조건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은 것도 아니다. 어떤 영양소는 열에 약해 줄어드는 반면, 토마토의 라이코펜이나 당근의 베타카로틴처럼 익혔을 때 오히려 몸에서 이용하기 쉬워지는 성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몸에 좋은 채소별 조리법이 번거롭지도 않다. 핵심은 간단하다. 물에 오래 삶지 말고, 필요한 경우 짧게 찌거나 전자레인지로 익히며, 채소의 종류에 따라 생으로 먹거나 기름과 함께 조리하는 방법을 달리하면 된다.
비타민 C와 엽산은 물과 열을 조심해야
채소를 조리하면서 가장 손실되기 쉬운 영양소 가운데 하나가 비타민 C와 엽산이다. 두 영양소는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비타민이어서 채소를 물에 넣고 오래 삶으면 조리수로 빠져나올 수 있다. 열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조리 시간이 길어질수록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국내 연구에서도 채소의 비타민 C 보존율은 조리법에 따라 크게 달랐으며, 전반적으로 삶았을 때 손실이 가장 컸다.
따라서 채소의 비타민 C를 최대한 보존하고 싶다면 ‘물의 양과 조리시간’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브로콜리·양배추는 ‘삶기’보다 찌기
브로콜리와 방울양배추, 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는 비타민 C와 엽산뿐 아니라 글루코시놀레이트 같은 식물성 화합물이 들어 있다.
이들 채소를 물에 넣어 오랫동안 삶으면 일부 성분이 물로 빠져나갈 수 있다. 영양 전문가들은 브로콜리의 경우 짧게 찌는 것이 삶는 것보다 비타민 C와 글루코시놀레이트를 보존하는 데 유리하다고 전한다. 푹 삶기보다는 아삭한 식감이 남을 정도로 짧게 찌거나, 이것이 번거롭다면 전자레인지로 익히는 방법이 좋다.
실제로 브로콜리를 비롯한 여러 채소의 조리법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전자레인지와 찌기 등 물 사용량이 적은 조리법에서 비타민 C 보존율이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시금치·케일도 데치기보다 찌거나 전자레인지로
시금치와 케일처럼 잎이 넓은 채소도 조리법에 따라 엽산과 비타민 C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물에 넣어 오래 삶으면 수용성 영양소가 조리수로 빠져나가기 쉽다. 따라서 짧게 찌거나 전자레인지로 익히는 방법이 유리하다.
그렇다고 생으로만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금치와 케일은 익히면 잎의 조직이 부드러워져 먹기 편해지고, 일부 영양소는 오히려 몸에서 이용하기 쉬워질 수 있다.
파프리카는 생으로 먹는 것도 좋은 방법
비타민 C가 풍부한 파프리카는 생으로 먹기 좋은 대표적인 채소다. 비타민 C는 열에 민감하기 때문에 오래 가열할수록 손실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파프리카는 샐러드나 생채소 형태로 먹으면 비타민 C를 보존하는 데 유리하며, 익히더라도 짧게 볶는 방법을 권한다.
그런데 토마토는 익혀 먹는 편이 낫다
여기서 중요한 예외가 있다. 모든 채소의 영양을 지키려면 생으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틀렸다. 토마토에 풍부한 라이코펜은 대표적인 지용성 식물성 색소다. 토마토를 가열하면 세포벽이 부드러워지면서 라이코펜이 몸에서 이용하기 쉬운 형태가 될 수 있다.
반면 토마토의 비타민 C는 열에 의해 감소할 수 있다. 즉 생토마토는 비타민 C 측면에서, 익힌 토마토는 라이코펜 이용 측면에서 각각 장점이 있는 셈이다. 따라서 토마토는 생으로만 먹거나 익혀서만 먹기보다 생토마토와 익힌 토마토를 번갈아 먹는 것이 좋다.
당근도 익히면 좋은 영양소가 있다
당근의 대표적인 영양소인 베타카로틴도 비슷하다.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성분으로, 열을 가하면 식물의 단단한 세포 구조가 부드러워져 몸에서 이용하기 쉬워질 수 있다. 여기에 올리브유나 견과류처럼 적당한 지방을 곁들이면 카로티노이드의 흡수를 돕는 데 유리하다. 그러니 당근을 샐러드로만 먹을 필요는 없다. 살짝 볶거나 구워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삶아야 한다면 국물까지 먹는 요리에
그렇다면 삶은 채소는 영양가가 떨어지는 것일까.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채소에서 빠져나온 수용성 영양소가 조리수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소를 삶으면서 조리수로 이동한 영양소가 국물이나 소스에 포함된다면 반드시 ‘버려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채소를 삶아야 한다면 찌개나 국, 스튜처럼 조리수를 함께 먹는 요리에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복잡한 채소별 조리법을 모두 외울 필요는 없다. 다음 다섯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물에 오래 삶지 않는다. 가능하면 짧게 쪄서 채소가 물에 직접 닿는 시간을 줄인다. 조리 시간이 짧고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영양소 보존에 유리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를 잘 활용한다. 채소에 따라 생으로 먹는 것과 익혀 먹는 것을 나눈다. 채소를 삶았다면 국물을 버리지 않고 채소에서 빠져나온 영양소를 활용하는 조리법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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