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에…외교부 “깊은 실망과 유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연합뉴스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에 “깊은 실망과 유감”이라며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을 택한 것으로 해석했지만, 한국 전문가들은 통상적인 관례를 따른 것일 뿐 외교적으로 수위를 조절한 행보라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외교부는 18일 대변인 논평을 내고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지도급 인사들이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는 바”라며 “이는 국가 간, 국민 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지는 예대제 기간에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지난 8월15일에도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공물 대금을 사비로 봉납했다. 당시 직접 참배하는 대신 멀리서 신사를 향해 절을 올리는 ‘요배’를 했다.
일본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예대제 기간 신사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한국,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자민당 총재 취임 전까지 봄·가을 예대제나 한국 광복절인 8월15일마다 정기적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 왔다.
그러나 한국 전문가들은 이번 공물 봉납을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한 행보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본 총리들이 통상 봄·가을 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해온 만큼, 이번에도 관례를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주고베총영사를 지낸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공물을 봉납한 것일 뿐, 이번 건이 외교적 상황을 고려한 행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현재 미·일 관계가 크게 돈독하지 않고 중국과의 갈등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임 기간 직접 참배에 나서는 것 역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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