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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1, 2026

‘나무’의 상담 부스 사라진 지 1년…선 넘는 ‘멘헤라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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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6번 출구 인근에 설치된 ‘서울시립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상담 부스에서 활동가들과 청소년들이 “경의선! 파이팅!”을 외치며 마지막 거리 상담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6번 출구 인근에 설치된 ‘서울시립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상담 부스에서 활동가들과 청소년들이 “경의선! 파이팅!”을 외치며 마지막 거리 상담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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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6번 출구 ‘레드로드 발전소’ 앞. 일명 ‘멘헤라(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애정결핍이 있는 사람을 칭하는 일본 신조어)공원’으로 불리는 이곳에 지난 23일 밤 10시, 캔맥주와 담배를 쥔 채 거친 욕설을 주고받는 청소년들이 모여들었다. 그사이 레이스가 달린 옷과 짙은 화장으로 치장한 소위 ‘지뢰계 패션’을 선보이는 청소년도 속속 자리를 잡았다. 멘헤라공원에는 2023년께부터 소위 ‘경의선 키즈’로 불리는 가정·학교 밖 위기 청소년이 모여들었다. 서울 지역 위기 청소년의 주요 집결지라는 장소 특성은 변함없지만, 청소년들은 공원 분위기가 최근 크게 위태로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 눈높이에서 대화하고 위험한 상황을 관리하던 ‘서울시립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나무)의 거리 상담 부스가 사라진 지 약 1년 만에 나타난 변화다.

1일 차해영 마포구의원(더불어민주당)이 마포구에서 받은 ‘레드로드 발전소 장소대관 관리 대장’을 보면, 올해 9월까지 멘헤라공원에 있는 레드로드 발전소 대관 횟수는 총 2회에 그쳤다. 지난해 나무(39회)를 포함해 모두 44회 단체 대관이 이뤄진 것과 크게 대비된다. 서울시가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거리 상담을 하며 위기 청소년을 만나온 나무에 대한 위탁 운영을 지난해 11월 종료한 뒤, 이곳 현장 지원 활동(아웃리치) 전반이 공백 상태로 남겨진 결과다.

나무 부스가 사라진 뒤 공원은 성추행이나 야차룰(맨몸으로 격투를 벌이는 행위)이 빈번한 위험한 공간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이곳을 3년째 찾는다는 최아무개(17)양은 “나무가 있을 때는 이 공원도 관리가 좀 됐다. 상담하시는 분들도 청소년 문화나 서브컬처에 대한 이해가 깊어서 정말 좋았다”며 “지금은 여기서 성추행을 당하기도 하고, 성매매로 유인하려는 사람들도 마주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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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키즈의 또래 문화를 단순한 비행을 넘어 대안 문화로 다져가던 분위기도 사라졌다. 청소년 시절부터 이곳을 찾았다는 이아무개(21)씨는 “나무가 있을 때는 ‘가출팸’들도 비행을 하기보단 다 같은 문화의 일원이었다”며 “나무가 사라진 뒤로는 ‘야차룰’ 서로 싸우는 애들도 있고, ‘가출팸’들끼리 서로 시비가 붙기도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나무 운영을 종료하고 올해 2월 ‘온라인 성착취 안심ON센터’(안심온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지난해 운영을 종료한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 봄’과 나무, 두 기관의 기능을 통폐합해 온라인 대응에 집중한다는 취지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기관들의 위탁 운영은 종료됐지만, 그 안에 있던 프로그램들은 없애지 않고 이어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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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무와 같은 지속적인 현장 만남과 지원은 크게 약화한 모습이다. 서울시는 홍대입구역 앞뿐만 아니라 도림천 수변공원 등에서도 7∼10월 총 5회 거리상담 부스를 차렸다고 설명했지만, 나무처럼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위기 청소년과 지속적 관계를 맺는 방식이 아닌 일회성 캠페인 성격의 행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청소년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꾸준히 나가서 얼굴도 익히고 부스가 눈에 보이도록 하면, 데면데면하던 아이들도 막상 문제가 생기거나 급한 일이 생길 경우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며 “청소년을 상대로 한 지속적인 아웃리치 활동은 온라인 등 다른 통로로는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온라인 대응 기능을 신설하는 것과 기존의 정기 거리상담·야간보호를 이어가는 것은 별개의 과제”라며 “새로운 센터가 생겼다는 이유로 기존 지원이 약화한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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