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관찰로는 한계…벼랑끝 학생 ‘위험 신호’ 놓치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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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 10명 가운데 8명이 진로 고민과 정신건강 문제, 가족·친구와의 갈등 등 여러 영역에서 복합적으로 문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한 학생 가운데 학교가 실시하는 정서위기 검사와 교사의 상담·관찰 등으로 자살 위기가 미리 파악된 학생은 절반에 못 미쳤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25년 학생자살사망사안 보고서 분석’(보고서)을 보면 지난해 자살로 숨진 학생 242명 중 190명(78.5%)은 사망 전 1년 이내 문제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문제가 있었던 학생은 108명(44.6%, 이하 중복 집계)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 문제 103명(42.6%), 가족 문제 86명(35.5%), 친구 문제 52명(21.5%) 순이었다. 보고서는 학생이 자살로 사망하면 교사가 학생의 사망 경위, 출결사항, 정서·행동상태, 건강상태, 최근 1년내 문제 등 세부사항, 자살 전후 교내 개입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작성해 시도교육청에 제출하는 ‘학생자살사망사안 보고서’ 242건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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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망학생들이 경험했다고 보고된 학업 문제로는 ‘전공·진로 고민’이 35명(32.4%)으로 가장 많았다. 학습 의욕 부진 26명(24.1%), 학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 19명(17.6%), 성적 부진 18명(16.7%) 등이 뒤를 이었다. 학생들은 낮은 성적뿐 아니라 진로에 대한 고민과 공부할 의욕을 잃는 문제를 주요하게 겪고 있었다.
개인적인 문제로는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학생이 76명(73.8%)이었다. 외모 콤플렉스(14명, 13.6%), 신체건강 문제(13명, 12.6%) 등도 보고됐다. 가족 문제로는 부모와의 갈등(63명, 73.3%), 부모 간의 갈등(17명, 19.8%), 경제적 어려움(16명, 18.6%) 등이 주요하게 보고됐다. 특히 사망 직전 구체적인 사건이 보고된 학생 74명 중 ‘부모와의 갈등’을 겪은 학생이 33명(44.6%)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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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경험하는 정서 위기의 위험도가 얼마나 높은지 정부가 실시하는 검사나 상담·관찰을 통해서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살 학생 중 교육부가 학생의 정서 위기를 발견하기 위해 3년마다 실시하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정특검사)에서 ‘관리군’으로 선별된 학생은 36명(14.9%)에 그쳤다. 검사에서는 선별되지 않았지만 담임교사의 관찰 등으로 위험이 발견된 학생은 76명(31.4%)이었다. 나머지 130명(53.7%)은 사전에 위험군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학생들이 겪는 정서 위기가 자살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 발견과 실효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혜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문상담위원장은 “정특검사는 3년마다 실시돼 검사 당시 관심군이 아니었던 학생이 사춘기를 거치며 위기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검사 주기를 1년으로 당기는 방안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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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보고식 검사만으로는 위기를 숨기려는 학생의 어려움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위기 대처 방법을 익히는 참여형 정신건강 수업과 지속적인 상담을 강조하며 “입시와 경쟁 등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 자체를 낮추는 노력도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춘생 의원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가 자살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고, 자살예방교육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자살위험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 틀을 새로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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