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에서 낙담으로…일 다카이치 1년, 식어가는 ‘사나카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가 자민당 총재로 당선되며 다카이치 시대를 연 지 4일로 1년이 됐다. 일본의 첫 여성 총리로 청년층·여성 유권자의 기대를 받으며 등장했지만, 중·일관계 악화에 따른 경제 타격과 성평등과 거리가 먼 행보 등이 이어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다카이치 총리의 총재 당선 1주년 특집 기사에서 “지난 1년 다카이치 현상은 열광과 낙담을 동시에 낳았다”고 평가했다.
열풍이 시들해진 대표적 사례가 ‘사나카쓰’다. 사나카쓰란 아이돌 팬 활동을 뜻하는 ‘오시카쓰’와 다카이치 총리의 애칭 ‘사나’를 합쳐 만든 말로, 정치적 지지를 넘어 총리의 패션이나 음식 취향을 따라 하는 것을 가리킨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나카쓰가 유행하면서 SNS에 관련 글이 잇따라 게재됐지만 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바현에 사는 32세 여성 A씨는 사나카쓰를 중단한 이들 중 한 명이다. 계기가 된 것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이었다. 이후 중·일관계가 얼어붙고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A씨가 일하는 항공사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얻던 경제적 이익과 교류가 사라지는 것이 일본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첫 여성 총리로서 적극적인 성평등 정책을 기대한 이들의 실망이 특히 컸다. 첫 내각에서는 여성 장관을 2명 기용하는 데 그쳤고, 지난달 단행한 첫 개각에서도 여성을 새로 기용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강제하는 부부 동성제 폐지에 부정적이며 여성의 왕위 계승에도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젠더 연구자인 오카노 야요 도시샤대 교수는 “총리가 여성의 어려움을 이해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실제 정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정권 출범 초기 60~70%대였던 내각 지지율은 현재 40%대로 추락했다. 정치학자인 마키하라 이즈루 도쿄대 교수는 “무언가를 이뤄냈기 때문이 아닌,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하는 태도에 대한 평가가 크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유일무이한 위치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기대가 높은 지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당내 기반이 약한 다카이치 총리에게 높은 지지율은 “정권 운영의 생명줄”(자민당 간부)이다. 마이니치는 다카이치 내각이 출범 이후 보수 색채가 강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면서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보수층의 지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고 짚었다.다만 무당파의 이탈은 두드러진다. 정권 출범 당시 50%대 후반이었던 무당층 지지율은 현재 20%대로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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