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 먹이?…부캉이, 안 가나 못 가나
지난달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 들어와 보름 넘게 머무는 상어 ‘부캉이’를 구출하는 작전이 잇따라 실패로 돌아갔다. 부산시는 당분간 추가 구조활동을 시도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전문가들조차 부캉이가 친수공원에 머물며 떠나지 않는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북항 수로를 둘러싼 환경에 원인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4일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일 그물을 활용한 ‘2차 구출작전’ 때 수로 바깥쪽으로 이동했던 부캉이는 3일 낮 12시 수로 입구 약 100m 지점에 설치한 그물을 넘어 다시 안쪽으로 들어왔다. 바닷물 수위가 높아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 2차 작전에서 활용한 그물은 일반 어구보다 두껍게 만들어진 것으로 상어에게는 일종의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두껍게 만들어진 그물을 넘어서까지 수로로 되돌아온 데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본다.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상어가 수로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원인이 있을 것”이라며 “수로 내부에 자기장이 흐르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로 안쪽 통신선 등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에 부캉이가 이끌리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친수공원 수로에는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펌프가 설치돼 있다. 다만 이 펌프는 부캉이의 주 출몰지역(4~5번 보도교)에서는 수백m 떨어져 있어 가설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기는 어렵다.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먹이활동에서 원인을 찾았다. 정 교수는 자신의 SNS에 “상어의 고도로 발달한 감각기관이 친수공원 수로를 먹이가 풍부한 사냥터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며 “연안수로는 밀물과 썰물이 쉴 새 없이 드나들어 상어의 감각을 자극하는 깔때기 역할을 하는데, 물고기 떼의 농축된 냄새를 감지해 이곳을 자신의 순찰구역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사냥이 성공해야 하는데 (물고기 떼 냄새) 자극이 아무리 강해도 배를 채우지 못하면 결국 먼바다로 떠날 것”이라고 했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보름여 동안 부캉이가 먹이활동을 하는 것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 북항 수로 인근의 환경 요인 때문에 부캉이가 수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우 수산과학원 연구관은 “수로 입구 인근의 크루즈선과 시설물에서 발생하는 진동 및 빛 공해 등에 막혀 나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등은 당분간 별도의 구조활동 없이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개천절 연휴 이후 구출방안 등을 다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연성찬 서울대 동물병원장은 “야생동물의 행동을 강제하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생리적 균형이 깨져 포획근병증(Capture myopathy)으로 폐사할 수 있다”며 “입구에 먹이를 담은 유인통을 가져다두고 수로 안팎을 왕래하다가 자연스레 바다로 떠날 수 있도록 만들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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