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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7, 2026

“로즈메리 끓여서 집안 냄새 싹 잡는다?” SNS서 뜬 생활 꿀팁, 과학적으로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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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 꽃. 위키피디아

로즈메리 꽃. 위키피디아

집에서 생선이나 고기를 구운 뒤 남는 냄새, 환기를 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생활 악취. 값비싼 디퓨저나 방향제를 사는 대신 냄비에 로즈메리를 넣고 끓여보라는 생활 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물이 데워지면서 허브 특유의 상쾌한 향이 집 안에 퍼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로즈메리를 끓이는 것만으로 집안의 불쾌한 냄새까지 없앨 수 있을까.

이 방법은 서구권에서 ‘시머 팟(simmer pot)’이라고 불린다. 물에 허브와 과일 껍질, 향신료 등을 넣고 약한 불로 끓여 집 안에 향을 퍼뜨리는 방식이다. 로즈메리와 레몬을 함께 넣으면 허브의 풀 향과 감귤류의 상큼한 향이 어우러진다. 별도의 방향제 제품을 사지 않고도 집에서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씻은 로즈메리 가지 몇 개를 넣는다. 레몬을 얇게 썰어 함께 넣어도 좋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낮춰 은근하게 향을 퍼뜨린다. 물이 줄어들면 보충하고, 냄비가 바닥나지 않도록 확인해야 한다. 향을 내기 위해 장시간 끓일 필요는 없다.

로즈메리를 데우면 향이 퍼지는 이유는 식물에 들어 있는 휘발성 화합물 때문이다. 2010년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약학연구소의 크리스티네 치거를과 프란츠 부카르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아 파마슈티카’에 로즈메리의 휘발성 성분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로즈메리의 향기 성분 가운데 1,8-시네올(1,8-cineole), 장뇌, 알파-테르피네올 등이 주요 성분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성분은 로즈메리 특유의 향을 구성한다.

물에 열을 가하면 로즈메리의 향 성분 일부가 수증기와 함께 공기 중으로 퍼진다. 다만 실제로 퍼지는 향의 강도와 지속 시간은 로즈메리의 양과 상태, 물의 온도, 실내 크기와 환기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로즈메리의 향이 집안 냄새보다 두드러지면 집 안에서 느끼는 냄새가 달라질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악취를 일으키는 물질이 없어졌다고 봐서는 안 된다.

실내 공기 관리에서 더 중요한 것은 냄새의 원인을 줄이는 일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실내 공기 질을 개선하기 위한 기본 방법으로 오염원의 제거·감소, 환기, 공기 정화 장치의 활용을 제시하고 있다. 조리 후 냄새가 남는다면 후드와 환풍기를 작동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우선이다. 음식물 쓰레기와 반려동물 배변 공간, 배수구 등 냄새가 발생하는 곳을 청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천연 재료를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실내 공기에 더 좋은 것도 아니다. 식물의 향 성분 역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의 일종이다. 영국 요크대 연구진이 지난해 국제학술지 ‘환경과학: 과정과 영향’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허브와 향신료를 가열하거나 조리할 때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로즈메리를 물에 끓였을 때의 악취 제거 효과를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향이 난다는 사실만으로 실내 공기 질이 개선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환경보호청도 방향제와 일부 향기 제품이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방출할 수 있으며, 향 성분이 오존과 반응하면 미세입자 등 다른 오염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향에 민감하거나 천식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천연 허브 향이라도 불편함이 생기는지 살펴야 한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특정 유해 물질 하나를 가리키는 말은 아니다. 식물의 향 성분부터 페인트 용제까지 다양한 물질이 포함되며,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종류와 농도, 노출 시간에 따라 다르다. 천연 향이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도, VOC라는 이유만으로 유해한 것도 아니다.

로즈메리 끓이기는 비싼 방향제를 대신해 은은한 허브 향을 즐기는 간단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악취 제거 효과까지 기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집 안 냄새를 줄이는 첫걸음은 향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냄새가 생기는 원인을 없애고 환기하는 것이다. 로즈메리는 그다음에 향을 더하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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