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기요양자 ‘거동 못 하는데’ 직불금 수령···절반은 농사 불가능, 4명 중 1명은 사망
경기도 파주시 일대 농지. 연합뉴스
지난해 공익직불금을 받은 노인 장기요양등급자의 절반이 거동이 어려워 실제 영농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불금 신청 단계에서 실경작 여부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부터 장기요양자에 추가 진단서를 의무제출 하도록 하는 등 실경작 여부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직불금 부정수급 특별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직불금을 받은 노인장기요양등급자(1275명)의 47.8%인 609명이 거동이 곤란한 상황으로 조사됐다. 324명(25.4%)은 사망했고 57명(4.5%)는 조사가 불가헀다. 거동 가능하다고 확인된 인원은 전체 22.2%인 285명에 그쳤다.
농식품부가 올해 2월부터 실제 거동 여부를 조사한 결과다. 농식품부는 2월부터 4월말까지 직불금을 받은 노인장기요양 1~2등급자에 대해선 전수조사, 3~5등급은 각 등급당 100명을 표본조사했다.
공익직불금은 농업인이 식량안보 등 농업의 공익기능을 유지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실경작’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장기요양자도 직불금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경작사실확인서 등 실경작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해 영농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건강상 이유로 농사를 짓기 어려우면 일정 요건을 충족한 배우자나 자녀에게 직불금 자격을 승계할 수 있다.
직불금 수령 후 1년새 고령 요양자의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영농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서 직불금을 받은 경우가 다수였던 셈이다.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영농이 어려운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점검 대상의 71%를 차지하는 장기요양 1~2등급자 895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471명(52.6%)은 거동 곤란 상태로 확인됐다. 284명(31.7%)는 사망으로 확인됐고 거동가능자는 99명(11.1%)에 불과했다.
장기요양 5등급 판정자가 ‘경증 치매’ 수준이라면 1~2등급은 심신 기능상 장애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크게 어려운 수준이다. 거동 불가능한 요양자는 물론 거동이 가능하더라도 직불금을 받기 어려울 정도로 영농이 힘든 상태다. 농식품부는 이들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급 판정 재검토를 요청할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은 3~4등급과 5등급 역시 거동 가능자가 각각 71명(35.5%), 105명(52.5%)에 그쳤다. 이 때문에 직불금 신청 단계에서 실경작 여부를 제대로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의원은 “직불금 신청 단계에서 실경작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다 보니 직불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다”며 “시스템으로 실경작 여부를 확인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부정수급을 차단하기 위해 올해부터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의 경우 전문의의 ‘활동가능 진단서’를 의무 제출토록했다.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1~2등급은 직불급 지급이 제외되고 3~5등급은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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