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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25, 2026

[박태웅의 디지털]플랫폼 기업의 지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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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전선 부대 간 메신저에서 차량 운전병과 드론 운용병들에게 스타링크(스타실드) 속도 저하 경고가 돌았다고 보도했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다. 1만1000기 이상의 압도적인 저궤도 위성을 활용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도에 따르면 드론의 이동 속도가 시속 160㎞를 넘으면 통신이 끊겼다.

14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방기술 고문인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우는 텔레그램에서 스페이스X가 이동 중인 단말기에 속도 제한을 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우연이 아니라 현재의 정치 상황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스타링크의 소유주 머스크는 엑스에 스타실드 시스템(스타링크의 정부 및 군사정보기관 전용 네트워크.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와 스타실드를 함께 쓰고 있다)은 미국 정부가 소유하고 통제하며, 속도나 사용 제한은 미군이,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썼다.

16일 트럼프는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이 한 일이 아니고 머스크가 한 일도 아닌 것 같다며,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크라군 전력 흔든 스타링크
브라질 룰라 홍보전 막은 메타
각국 정치에 발톱 세운 빅테크
선한 중견국 간의 연대가 해법

18일 젤렌스키는 NBC <미트 더 프레스>에서 미국 정부가 배후에 있다고 보며, 스페이스X가 ‘메시지’를 받고 제한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젤렌스키에게 “매우 조심하라”고 경고하며, 미국이 스타링크와 정보 공유를 제한했다는 주장은 무책임하고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21일 젤렌스키는 폭스뉴스 <폭스 앤드 프렌즈>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제한을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러시아는 다음달 미국, 우크라이나와 3자 협상을 재개하는 데 동의했다.

24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모니터링 결과 스타링크·스타실드 속도가 정상으로 돌아와 시속 400㎞ 이상에서도 작동한다고 밝혔다. 복구 직후 머스크는 엑스에 성명을 올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속도를 제한했다고 인정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2025년 3월, 로이터는 미국 측 협상단(키스 켈로그 특사 포함)이 우크라이나가 광물 협정에 서명하지 않으면 스타링크가 끊길 수 있다고 젤렌스키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로이터가 거짓말을 한다”며 부인했다. 3월9일 머스크가 엑스에 직접 이렇게 썼다. “내 스타링크 시스템은 우크라이나군의 중추다. 내가 끄면 전선 전체가 무너질 것이다.”

지난 9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선거캠프는 페이스북 광고를 일시적으로 집행하지 못했다. 같은 달 국제앰네스티는 메타(페이스북의 회사 이름)가 투표 장소에 관한 허위 광고와 군부의 권력 복귀를 촉구하는 광고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를 냈다.

룰라 대통령 선거캠프에 따르면 9일, 룰라 대통령의 공식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소유) 계정에서 피드에 게시한 콘텐츠를 유료 광고로 홍보하는 기능이 갑자기 중단됐다.

왓츠앱(메신저, 역시 페이스북 소유)에서 룰라 대통령을 검색하니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계정이 추천됐다. 인스타그램에서도 보우소나루 계정이 자동 추천 목록에 등장하지만, 룰라 대통령 계정은 유저가 후보 이름을 입력해도 검색되지 않았다(브라질 선거법은 특정 후보를 알고리즘으로 자동 추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브라질인의 70% 이상이 인스타그램을 주요 뉴스원으로 쓰고, 97%가 매일 왓츠앱에 접속하고 있다.

빅테크 플랫폼은 지구적 규모로 성장했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인공지능(AI)이 그 힘을 더하고 있다. 개별 국가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갖게 된 플랫폼들은 이제 굳이 발톱을 감추려 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국가의 주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플랫폼이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하루아침에 중단돼도 안전을 지킬 수 있는가. 접근 제한과 정책 변경,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 선거 기간 공론장 인프라에 중립 의무를 부과하고 이행 여부를 검증할 법적 수단은 마련돼 있는가.

지구적 크기의 플랫폼에 개별 국가로 맞서기는 어렵다. 선한 의지를 가진 중견국 간의 연대가 절실하다. 제국주의를 거치지 않은 선진국이자 AI 가치사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급국, 촛불과 응원봉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대한민국의 새로운 임무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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