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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5, 2026

돈도, 전략도 안 통해…고물가·전쟁·반이민에 ‘앵그리 트럼프’ 공화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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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9월10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밴스 대통령은 11월4일 엑스에 이란 전쟁이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9월10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밴스 대통령은 11월4일 엑스에 이란 전쟁이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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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미국의 위대한 재기가 시작됩니다.”

3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렇게 선언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극단주의도, 부패도 이제 충분하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이것은 민주당이나 공화당만의 승리가 아니라 미국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번 중간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한 유권자들의 거대한 분노로 뒤덮였다. 고물가와 이란 전쟁, 강경 이민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에 대한 전면적인 심판으로 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경유값은 1년 전에 비해 70%나 치솟고, 관세 부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지지층마저 등을 돌린 것이다. 그 결과 민주당은 연방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탈환했고, 공화당의 오랜 텃밭에서도 잇따라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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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트럼프’ 유권자들이 일으킨 분노의 해일은 공화당이 승리를 당연하게 여겼던 지역에서 가장 극적으로 나타났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압승했던 텍사스주에서는 민주당 제임스 탤러리코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데 이어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3선 현역인 그레그 애벗 주지사까지 꺾었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주지사가 당선된 것은 1990년 앤 리처즈 이후 처음이다.

막대한 자금력도 소용없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상 최대 개인 기부액인 약 4억4600만달러(약 6400억원)의 정치자금을 쏟아부었다. 텍사스 관련 선거에만 2억달러 이상을 투입했지만 민심을 돌리지 못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승리 연설에서 “부유층과 특권층, 권력자들과 가까운 사람들이 돈으로 이번 선거를 사려 했다”며 “그러나 미국인들은 압도적인 목소리로 미국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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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서부의 대표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아이오와주에서도 이변이 이어졌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13%포인트 차이의 승리를 안겼던 이 주에서 민주당 조시 투렉 후보가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2006년 이후 20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은 아이오와의 연방 하원 의석 4개 가운데 3개를 공화당에서 빼앗았다.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1932년 이후 94년 만에 상원 의석을 탈환했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2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인 애니 앤드루스가 승리했다. 그 결과 개표가 진행 중인 알래스카를 제외한 상원 경합지 7곳 중 6곳을 민주당이 휩쓸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구축했던 지지 연합이 흔들렸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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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이 선거 승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선거구를 재획정한 이른바 ‘게리맨더링’도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지난해부터 텍사스와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민주당 의석을 줄이기 위해 선거구를 다시 그렸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로 의석 확대 계획은 상당 부분 차질을 빚었다. 시엔엔(CNN) 집계에 따르면 공화당이 민주당 의석을 빼앗으려고 재획정한 15개 선거구 가운데 최소 8곳에서 민주당이 의석을 지켜냈다. 반면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와 유타의 선거구 재획정으로 공화당 의석 4개를 가져왔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미국 중간선거 결과

남부 흑인 유권자들의 강력한 결집도 공화당의 선거 전략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흑인 유권자의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선거구 재획정과 연방대법원의 투표권법 관련 판결 등이 이들의 분노를 자극한 것이다. 미시시피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스콧 콜롬 후보가 공화당 현역 신디 하이드스미스 상원의원을 상대로 초박빙 승부를 벌였다. 루이지애나에서도 민주당 제이미 데이

비스 후보가 공화당 줄리아 레틀로 후보에게 2%포인트 미만 차이로 석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하며 독자적인 정치적 기반을 구축했던 공화당 온건파 의원들도 심판을 피하지 못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하원 1선거구의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때로 대립했지만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민주당 강세인 메인주에서 30년간 상원의원으로 활동한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도 민주당 트로이 잭슨 후보에게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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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투표용지에 오른 것처럼 생각하고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유권자들은 그 요청대로 이번 선거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의 기회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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