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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6

5성급 호텔 지을 땅 없다…글로벌 호텔이 주목한 의외의 시장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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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 국내 미드스케일 호텔 시장 본격 진출
신축 대신 기존 숙소 전환하는 컨버전 전략 주목
공사비·부지 부족에 중저가 호텔 개발 기회 확대
성급 혼선과 지점별 서비스 품질 편차는 과제

국내 호텔업계가 달라지고 있다. 신축 대신 기존 건물을 호텔로 바꾸는 ‘컨버전’ 수요가 늘고 있다.

글로벌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하 메리어트)과 숙박 운영사 더휴식은 11월 4일 서울 관악구 아늑 시그니처 서울 구로에서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Series by Marriott) 오프닝 행사를 열었다. 메리어트 본사와 기관 투자자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회사는 운영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설명하고 있는 백승운 메리어트 아시아태평양 개발 총괄 부사장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설명하고 있는 백승운 메리어트 아시아태평양 개발 총괄 부사장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백승운 메리어트 아시아태평양 개발 총괄 부사장은 현재 한국 숙박 시장 상황을 단군 이래 최대 호황으로 설명했다. 팬데믹 이후 상승한 객실 가격이 2~3년 뒤 진정될 것이라던 메리어트 내부 예측도 어긋났다.

백 부사장은 서울과 부산, 제주에 머물던 외국인 방문객이 지방 도시까지 넓게 유입되면서 성장세의 끝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과거 일본 도쿄와 비교해 2배 이상 차이 나던 서울의 객실 가격 격차도 차츰 줄어드는 추세다.

호텔 개발 부지 씨 말라…미드스케일로 눈 돌린 메리어트

호황과 달리 호텔 개발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공사비와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개발 환경이 악화됐다. 5성급(풀서비스)과 럭셔리 호텔을 지을 부지도 턱없이 부족하다. 백 부사장은 “만난 투자사 몇 곳은 서울에서 500평 이상 땅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며 “메리어트나 힐튼 같은 운영사는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꾸준히 사업을 넓혀야 하지만 대형 고급 호텔 개발 기회는 거의 고갈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래서 메리어트가 시선을 옮긴 곳이 미드스케일(3성 중저가) 호텔이다. 글로벌 운영사가 그동안 신경 쓰지 않던 영역인데 전체 호텔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일본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중저가 전문 운영사가 일찍 발달했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백 부사장은 “호텔별 규모가 작은 데다 전문성을 갖춘 대형 위탁 운영사가 적어 글로벌 기업이 직접 들어오기 까다롭다”며 “로컬 파트너를 통한 전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더휴식과 협업 배경을 설명했다.

대형 부지와 막대한 투자금이 드는 개발 방식 대신 청결함과 안전성 등 기본 서비스에 충실한 중저가 상품이 새로운 대안으로 꼽힌다. 알맞은 가격대와 품질을 갖춘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로 해당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사 하얏트도 작년 상반기 비슷한 컬렉션 브랜드인 언스크립티드 바이 하얏트를 발표했다.

기존 호텔에 글로벌 예약망 결합…컨버전으로 외연 확장

설명하고 있는 백승운 메리어트 아시아태평양 개발 총괄 부사장 / 사진=메리어트

설명하고 있는 백승운 메리어트 아시아태평양 개발 총괄 부사장 / 사진=메리어트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는 현지에서 검증된 호텔을 선별해 하나로 묶는 미드스케일 컬렉션 브랜드다. 호텔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 숙박시설을 메리어트 본보이 네트워크에 편입시키는 방식이다.

호텔 오너는 대규모 리모델링 없이 글로벌 예약망을 활용하고 투숙객은 합리적 가격에 머물며 메리어트 본보이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 호텔에서의 투숙은 1박당 0.5 크레딧이 누적돼 2박을 머물러야 1크레딧이 채워진다.

전환 대상은 글로벌 스탠다드, 즉 메리어트 표준 충족 여부이며 한국 호텔의 법적 성급은 따지지 않는다.

메리어트와 2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은 더휴식은 스스로를 플랫폼 오퍼레이터로 정의한다. 부동산 매입부터 기획, 설계, 시공, IT 솔루션 도입, 위탁 운영까지 숙박 밸류체인을 직접 운영한다. 기존 숙박업주와 신규 투자자를 연결하는 중개업과 전국 1만 3000여 객실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8년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국내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 소속 호텔들 / 사진=메리어트 공식 사이트 갈무리

국내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 소속 호텔들 / 사진=메리어트 공식 사이트 갈무리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는 9월 29일 아늑 시그니처 서울 구로를 시작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지난달 서울 인사동, 인천 구월, 부산 해운대 3곳을 추가해 운영 지점을 4곳으로 늘렸다. 이 중 더휴식의 아늑 사업장은 3곳이다.

아늑 시그니처 서울 구로는 104실 규모다. 2월 28일 소프트 오픈과 4월 1일 그랜드 오픈을 거쳐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로 브랜드를 바꿨다. 전환 첫 달 객실 평균 단가(ADR) 14만 원, 객실 점유율(OCC) 89% 였다. 김준하 대표는 “일반 호텔이라면 재무, 세일즈, 레비뉴, 예약, 시설, IT 담당이 상주하는데 현장 인력을 최소화해서 이 기능을 대부분 본사에서 맡는다”고 소개했다.

성급 기준부터 서비스 편차까지…품질 관리 관건

설명하고 있는 김준하 더휴식 공동대표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설명하고 있는 김준하 더휴식 공동대표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더휴식 측은 3성급에 준하는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아늑 부산 해운대의 경우 건축법상 일반숙박시설만 가능해 성급 심사 대상조차 아니다. 메리어트가 국내에서 관광숙박시설이 아닌 일반숙박시설에 브랜드를 입힌 첫 사례이기도 하다.

등급 문제는 따져볼 점이 있다. 국내 호텔업계에서 미드스케일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심사를 거친 2~3성급 호텔을 통상적으로 말한다. 하지만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와 더휴식이 말하는 미드스케일은 법적 성급이 아닌 상업적 포지셔닝이다.

공식 검증 심사를 받지 않은 채 3성 수준으로 표기하면 소비자가 정식 관광호텔 성급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 백 부사장은 국내 성급 심사가 법적 기준일 뿐 글로벌 서비스 수준을 결정짓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정식 등급 미취득에 따른 소비자 혼선 우려가 존재한다.

백 부사장은 “성급은 우리나라 관광진흥법에 따른 것이어서 해외에서 호텔의 포지셔닝이나 품질을 정하는 등급이 아니다”라며 “성급 때문에 서비스 수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이제 막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짚어볼 점이 더 있다. 시리즈 바이 메리어트는 프랜차이즈 확장 방식이다. 호텔마다 인테리어와 부대시설, 운영 방식이 달라 지점마다 경험의 편차가 생길 수 있다.

프랜차이즈를 크게 늘리면 본사의 직접 통제력이 낮아져 서비스 품질과 시설 유지보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수십 개 브랜드를 늘리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메리어트 프리미엄 정체성이 옅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품질 관리 논의에 백 부사장은 본사 차원의 관리 방안을 밝혔다. 백 부사장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고 매년 현장을 찾아 서비스 상태를 점검한다“며 ”기준에 미달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계약서에 담아 브랜드 가치와 서비스 품질을 신경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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