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레버리지·부동산 혼란 책임…“이젠 분배로 전환해야”
청와대 정책실장 사퇴 배경은
내각 국한된 인적 쇄신만으론
지지율 하락 막기 역부족 판단
여당 일각서도 김 실장 책임론
김 “세제개편안 조정 내가 건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격 사퇴한 것은 30%대로 떨어진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의 추가 하락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증시 변동성을 초래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주도하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 대통령은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청와대 경제 라인까지 교체하며 집권 2년 차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김 실장의 사의 표명 배경을 두고 “이 대통령도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됐으니 일하는 방식과 내용, 방향 등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내각의 경제정책 라인에 변화가 있었는데 활력도 찾고 동력도 내기 위해 이뤄진 인사”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경제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있으니 이제는 큰 사회복지나 분배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며 “새로운 사람이 와서 기조 전환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는 부동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책임론이 붙어 있다”며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데 왜 나에게 성장의 과실이 안 오냐’는 국민의 요구에 호응해야 한다. 사회정책판 3대 메가프로젝트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로 인한 증시 변동성은 코스피 지수가 지난 6월 9000대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최근 6000대로 내려온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경제·부동산 정책 수장 등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지만 김 실장 등 청와대 고위직 참모들은 유임하면서 인적 쇄신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야당은 “꼬리 자르기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날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7주 연속 하락해 처음으로 30%대(38.9%)를 기록했다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청와대의 고심도 깊어졌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다음달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김 실장의 국회 출석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야권의 비판이 집중된 김 실장 교체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김 실장이 지난달 30일 개각 발표 이틀 뒤 추가로 교체됐다는 점에서 인적 쇄신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이 대통령은 김 실장 교체와 함께 종합부동산세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폐기하는 등 부동산 세제정책 일부 조정에도 나섰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당의 입장을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후임 인선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적 개편 자체가 2기 경제정책 라인 활성화와 가속화를 위한 조치인 만큼 국정수행에 차질 없도록 후속 인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임으로는 학자 출신인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의 내부 승진과 함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경제 관료 출신의 발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용진·이용우·홍성국 전 민주당 의원 등 여당 내 경제정책통 정치인을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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