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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23, 2026

도움받지 않아도, 더디게 걸어도, 괜찮은 순간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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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에게 새 공이 생겼는데 골대에 맞고 담벼락 아래로 굴러가 버린다. 공을 가지고 놀다 보면 꼭 이렇게 토끼처럼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 직접 주워오면 되지만 멀고 귀찮다. 높은 담벼락 위에서 난처하게 내려다보는 토끼를 공은 멀뚱히 올려다볼 뿐이다. 누구라도 주워서 올려주면 딱 좋겠는데… “공 좀 주워 주세요!” 지나가는 동물들이 모두 도와주겠다고 나서지만 아무도 도움이 되지 않고, 엉뚱하게 거북이 할아버지가 공에 맞고 모자를 떨어뜨린다. 이제는 토끼가 공을 찾는 일보다 한쪽 구석에 주인 잃고 덩그러니 버려진 모자에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다.

어린 토끼가 공을 찾는 과정이 발랄하고 통통 튀는 공 같다면, 거북이 할아버지의 배려는 점잖은 중절모와 닮아 있다. 토끼가 우여곡절 끝에 공을 찾고 그렇게 한밤이 지난다. 공을 닮은 해가 떠오르는 새벽녘 거북이 할아버지가 모자를 주워들고 비로소 환하게 웃는다. 밤이 새도록 모자를 찾아 걸었을 거북이 할아버지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아름다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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