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트남, 명품으론 못 잡습니다”...韓그룹 3세가 호텔에 만든 것은

“하노이의 젊은 소비자들은 무엇을 갖느냐보다 무엇을 경험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공간이나 서비스를 선보였을 때 시장 반응도 빠릅니다.”
이호성 참빛그룹 부회장이 22일 매일경제와 영상 인터뷰를 하면서 “베트남은 경제도 빠르게 성장하지만 소비자 눈높이는 그보다 더 빨리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그랜드플라자호텔에 피클볼장을 열었는데 반응이 바로 올 만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직접 경험해보려는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피클볼은 테니스와 탁구를 섞은 스포츠다.
이 부회장은 부친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조부 고(故) 이대봉 참빛그룹 회장의 뒤를 잇게 된 3세 경영인이다. 이 부회장은 하노이에서 베트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참빛그룹은 2000년대 초반 베트남에 진출해 호텔과 골프장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다졌다. 2007년 하노이 휘닉스골프리조트를 완공했다. 2010년엔 그랜드플라자호텔이 하노이에 문을 열었다. 참빛은 한국 기업 최초로 베트남 100대 우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웰니스를 접목해 서비스 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베트남에서 웰니스는 아직 스파와 마사지 중심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며 “운동과 회복, 수면처럼 일상적인 경험을 다루는 분야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세심한 서비스와 코칭을 현지 정서와 생활 방식에 맞게 설계하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랜드플라자호텔은 최상층에 웰니스센터를 조성해 숙박과 연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고객의 목과 척추 각도를 분석한 맞춤형 베개 제공, 체성분 측정 결과에 따른 식사 제안 등으로 수면의 질과 건강 관리를 돕는다는 구상이다. 생활습관 상담을 통해 체크아웃 이후에도 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휴양지까지 가지 않아도 도심에서 제대로 쉬어갈 수 있는 체류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식음료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한식당에서 출발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온빛(ONVIT)’은 올해 미쉐린가이드 베트남에서 1스타를 획득했다. 내년 2월에는 코리안 바비큐 브랜드 ‘랑’을 선보이며 그랜드플라자호텔 내 미식 경험의 선택지를 넓힐 계획이다.
새로운 여가 수요를 겨냥한 경마장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경마를 중심으로 호텔·컨벤션·레저시설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시설을 내년 하노이에서 착공해 2030년 완공한다는 목표다. 그는 “가족과 친구, 비즈니스 파트너가 하루 종일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면서 “하노이와 인근 지역 사람들에게 주말과 여가를 보내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베트남 정부가 공식 허가한 첫 경마장 사업인 만큼 인허가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최근 현지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행정 효율을 높이려는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이 베트남 현지에서 사업을 이어오며 세운 원칙은 “내 방식이 곧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에서 해온 방식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베트남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쉬는 날이면 바이크를 타고 베트남 곳곳을 다닌다. 관광객의 발길이 드문 소수민족 마을에도 들러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밥을 먹었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직원과 협력사를 대하는 생각도 달라졌다. 이 부회장은 “직원 면접을 볼 때는 경력보다 사람 그 자체,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려고 한다”며 “협력사와 지역사회에도 오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국과 베트남 간 인적 교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8월 베트남에서 출범한 여행사 ‘그랜드투어’에 이어 유학원 ‘GT 레거시’를 통해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에서 배우고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부회장은 “기업이나 국가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베트남의 젊은 인재들이 한국에서 배우고 경험한 뒤 양국 경제를 잇는 일을 한다면 두 나라 모두에 오래 남는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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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성 참빛그룹 부회장은 베트남 소비자들이 경험을 중시하며,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빠르다고 전했다.
그는 그랜드플라자호텔에 웰니스 서비스를 연계한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고객의 건강 관리를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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