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 주도 국제연합체 합류해 ‘외곽 지원’ 거론…미 봉쇄 작전 참여 땐 이란의 ‘직접적 표적’ 우려
청와대가 ‘호르무즈 파병’ 논의를 공식화함에 따라, 한국군 파병이 최종 결정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현실적 방안은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국제 연합체에 합류하는 것이다. 프랑스 국방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공개한 작전 현황에서 다목적 호위함 1척, 기뢰탐색함 2척, 해상초계기 1대를 역내에서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군도 지난 5월부터 상륙지원함을 기뢰 제거 작전 지원함으로 개조한 ‘RFA 라임베이함’과 방공구축함인 ‘HMS 드래건’을 오만만 인근에 배치한 상태다.
다만 영국·프랑스는 미국·이란 교전이 멈춰야 기뢰 제거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본격적 작전을 수행한 적은 없다. 프랑스군이 홍해에서 상선을 호위하거나 지부티 앞바다에서 다국적 기뢰 제거 훈련에 참여한 정도였다. 영국 군함은 수개월째 대기와 훈련을 반복해오다 지난 8월 정비·보급을 위해 케냐 몸바사로 이동했다.
독일은 교전 장기화로 작전 개시가 미뤄지자 아덴만에 배치했던 기뢰탐색함 ‘풀다’와 지원함 ‘모젤’을 철수시켰다. 독일 국방부는 지난 7월24일 “임무가 가까운 시일 내 시작될 것이란 지속적 징후가 나타날 때까지 동지중해에서 대기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유럽이 주도하는 연합체에 합류하기로 할 경우 한국군도 아라비아해나 아덴만에서 미·이란 휴전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대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작전에 한국군이 참여하는 경우다. 미군은 이란의 돈줄을 틀어막기 위해 오만만에서 이란 항구로 이동하는 선박이나, 이란산 원유를 싣고 중국 등으로 향하는 유조선을 검문·나포하는 작전을 펼쳐왔다. 한국군이 미군을 도와 이란으로 향하는 선박의 항로를 변경시키고 억류하는 작전에 동참하거나 미 해군 함정에 보급을 지원할 경우 이란은 이를 직접적 적대 행위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프랑스 주도 국제 연합체는 이런 위험 때문에 이 작전 참여를 처음부터 거부했다.
정부는 이란의 직접적 타깃이 되는 걸 피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밖에서 민간 선박을 호위하거나, 피격 선박을 구조하고 부상자를 이송하는 등 외곽 지원으로 임무를 한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군사력으로 호르무즈를 열겠다는 미군의 시도가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동맹국의 군사적 기여 확대만으론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마크 웰러 국장은 최근 “호르무즈 사태의 유일하게 현실적인 해결책은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재개하고 휴전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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