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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1, 2026

‘방탄조끼’ 입은 위성, 지구 궤도 올라갔다…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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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지구 궤도에 배치된 인공위성 ‘스타버스트-1’ 상상도. 외부에 우주쓰레기를 막을 수 있는 장갑판이 부착됐다. 포털 스페이스 시스템스 제공

지난달 지구 궤도에 배치된 인공위성 ‘스타버스트-1’ 상상도. 외부에 우주쓰레기를 막을 수 있는 장갑판이 부착됐다. 포털 스페이스 시스템스 제공

3㎜ 크기의 우주쓰레기가 초속 7㎞로 부딪친 상황을 가정한 지상 시험 이후의 우주 장갑판 모습. 우주쓰레기가 장갑판 표면을 파손했지만 깊숙이 들어오지는 못했다. 아토믹-6 제공

3㎜ 크기의 우주쓰레기가 초속 7㎞로 부딪친 상황을 가정한 지상 시험 이후의 우주 장갑판 모습. 우주쓰레기가 장갑판 표면을 파손했지만 깊숙이 들어오지는 못했다. 아토믹-6 제공

#지구에서 500㎞ 떨어진 우주. 몇 명의 우주비행사들이 허블우주망원경 수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중력 탓에 몸이 둥둥 뜨는 데다 솜이불 같은 두꺼운 우주복을 입었기 때문에 일은 더디게 진행된다.

가혹한 작업 조건에도 발아래 보이는 파란 지구는 우주비행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우주비행사들이 고장을 가까스로 해결하고 제대로 지구 감상에 나서려는 찰나, 지상 관제소에서 “임무 중지”라는 다급한 무전이 날아든다. 이들이 떠 있는 지구 궤도 근처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간 연쇄 충돌이 수많은 파편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파편이 곧 우주비행사들을 덮칠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우주비행사들은 대피를 위해 자신들이 타고 온 우주선으로 급히 이동한다. 하지만 파편 속도가 너무 빨랐다. 사망자가 다수 생기고, 우주선은 완전히 파괴된다.

2013년 개봉한 미국 공상과학(SF) 영화 <그래비티> 도입부다. 영화에서처럼 지구 궤도를 떠도는 파편, 즉 ‘우주쓰레기’가 사람을 해치거나 우주선을 대파시킨 일은 현실에서는 없었다. 하지만 우주과학계에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쓰레기가 워낙 많아서다. 그런데 이런 우주쓰레기를 거뜬히 막아낼 기술이 최근 지구 궤도로 올라갔다. 정체가 뭘까.

위성 외부에 우주 장갑판 둘러

미국 우주기업 포털 스페이스 시스템스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자사가 개발한 인공위성 ‘스타버스트-1’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 위성은 지구 궤도에서 매우 빠른 기동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하지만 스타버스트-1에 관심이 집중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위성 겉면에 두른 ‘우주 장갑판’ 때문이다. 같은 미국 기업 아토믹-6가 고안했다. 벽지처럼 잘라 붙이는 방식이다.

장갑판은 외부 위협을 막을 때 사용한다. 스타버스트-1의 장갑판이 막으려는 것은 우주쓰레기다. 우주쓰레기는 인간이 지구 궤도에 버린 모든 물체다. 우주비행사가 놓친 공구부터 수명을 다한 위성, 여러 이유로 생긴 인공 부스러기가 포함된다.

땅에서 쓰레기는 더럽거나 냄새 나는 존재다. 우주쓰레기는 결이 다르다. 무서운 존재다. 속도 때문이다. 초속 7㎞로 지구 궤도를 돈다. 자동 소총 총탄의 7~8배 빠르기다. 부딪치면 파괴력이 엄청나다.

현실에서 우주비행사가 우주쓰레기에 맞아 다친 적은 없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요주의 장소는 고도 400㎞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다. ISS는 길이가 108m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인공 우주 구조물이다. 덩치가 크니 우주쓰레기에 노출될 일이 많다. 7명 내외의 우주비행사가 늘 머물기 때문에 충돌 사고 때 인명 피해 가능성도 상존한다.

ISS는 1999년 가동된 뒤 현재까지 총 41번이나 우주쓰레기 때문에 긴급 회피 기동을 했다. 하지만 회피 기동도 우주쓰레기가 보여야 할 수 있다. 현재 기술로는 10㎝보다 작은 우주쓰레기는 관찰하기 어렵다. 2021년 결국 일이 생겼다. ISS 외부에 달린 로봇팔이 우주쓰레기에 강타당했다. 크기 5㎜짜리 구멍이 뚫렸다. 구멍을 만든 우주쓰레기 크기는 1㎜로 추정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가슴을 쓸어내릴 상황이었다.

보이지 않는 충돌 위협에 대응

아토믹-6의 우주 장갑판은 최대 3㎜ 크기의 우주쓰레기 공격을 견딜 수 있다. 이 정도 방호력으로도 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ESA) 집계에 따르면 지구 궤도를 도는 1~10㎜의 우주 쓰레기는 약 2억3000만개다. 아토믹-6의 장갑판은 이런 작은 우주쓰레기를 전부는 아니어도 상당수 막을 수 있다. 최대 크기 12.5㎜짜리 우주쓰레기를 막는 장갑판도 추가 개발 중이다. 실용화한다면 지구 궤도에서 ‘뜻밖의 일격’에 맞을 걱정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주 장갑판은 이전에도 있기는 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우주쓰레기와 충돌하는 부위에서 다량의 파편이 튀어 올랐다. 소재가 딱딱한 금속, 즉 알루미늄이었기 때문이다. 2차 우주쓰레기가 지구 궤도에 퍼지는 약점이 있었다. 폭넓게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아토믹-6는 기술 자료를 통해 “2차 우주쓰레기 생성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아토믹-6가 고안한 우주 장갑판은 강화 플라스틱과 특수 섬유로 만들어졌다. 기업 보안상 이유로 정확한 재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기본 구조를 고려할 때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는 방탄조끼와 유사한 소재로 만들어졌을 공산이 커 보인다. 아토믹-6의 장갑판은 가볍기도 하다. 중량이 1㎡당 14㎏다. 알루미늄 장갑판의 절반이다.

2030년대 이후 달을 오가는 유인 교통수단이 생기고, 위성 규모도 폭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새 우주 장갑판이 인류의 우주 진출 능력을 보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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