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북·미 대화 중재 여부에 “양국이 결정할 일”
서울에서 5년 만에 손잡은 한·중 외교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엔 “대북 적대 정책 바꿔야”
북·미 대화 위한 선제적 역할 강조
한·중 관계, 한반도 정세 등 논의
조현 “평화·안정 위해 함께 협력”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5년 만에 방한해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했다. 왕 부장은 중국의 북·미 정상회담 중재 여부를 두고 “그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결정할 일이며, 특히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미를 중재하는 것에는 중국이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외교장관은 19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했다. 왕 부장의 방한은 2021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회담에선 한·중관계, 한반도 정세를 비롯해 지역·국제 문제 등이 두루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매우 광범위하게 양국 관계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며 논의했다”며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관계의 개선 및 발전을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한·중관계를 두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개선과 발전의 궤도에 들어섰으며, 이는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고 양국 국민의 바람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재명 정부를 친중 정부라고 보는데, 이러한 견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엔 “이재명 정부는 한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정부이며, 중국과 우호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왕 부장은 “근수누대 선득월(近水樓臺 先得月·물가에 있는 누각이 달빛을 먼저 받듯 지리적으로 가까워 유리함)이라는 말처럼, 한·중 협력 강화는 한국의 발전에도 유리하다”고 했다.
앞서 왕 부장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한국과 조선(북한) 두 나라가 점차 평화 공존의 기회를 따라 나갈 수 있는 것을 바라고 또한 한반도의 지속적인 안정과 발전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며 “우리는 응당히 해야 할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조 장관은 “한·중관계 복원의 성과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라는 한·중 공동의 이익에 기반해 중국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 발언을 보면 중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론을 밝히면서도 북·미 대화 직접 중재엔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이 “미국은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한 점도 북·미 대화에서 선제적 역할은 미국이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률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이 2019년 하노이 노딜을 떠올리며 큰 역할을 맡으려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미 대화 추진 과정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시도에는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축사를 통해 밝힌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대화 제안을 왕 부장에게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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