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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25, 2026

[미중 정상회담] 백악관 만찬장은 온통 붉은 색···어려운 현안 언급 뺀 채 ‘우정’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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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 식탁보와 꽃 등으로 치장된 백악관 만찬장 모습. AP연합뉴스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 식탁보와 꽃 등으로 치장된 백악관 만찬장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열린 국빈 만찬에서 무역 분쟁, 이란 전쟁, 대만 문제 등 어려운 현안들은 언급하지 않은 채, 두 강대국의 공존과 우정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이 지금처럼 좋은 관계를 유지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미·중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고 또 한 번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시 주석과 나는 서로 다른 체제를 대표한다는 걸 잘 이해하고 있지만, 양국 국민의 유대는 지속하고 있다”면서 미·중 관계가 돈독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8년 전 중국의 외교 사절단이 처음 보스턴, 뉴욕, 워싱턴을 방문했던 역사를 언급하면서 “오늘 밤 우리는 우리 시대 최고 수준의 비즈니스·문화·정부 분야 지도자들과 함께 이 자리에 모여, 그 첫 만남의 정신을 미국 땅에서 되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뉴욕에서 출발한 최초의 미 무역선이 중국 주강(珠江) 기슭에 도착한 이래 우리는 지금만큼 좋은 관계를 유지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손자(孫子·춘추전국시대의 병법가)에서 손중산(쑨원·중화민국 건국 인물)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가 미 건국 250주년이라고 소개하며 미국의 국조(國鳥)인 흰머리수리 조각상 선물을 공개했다. 그는 이 조각상을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함께 디자인했다면서 “흰머리독수리는 미국의 국가 상징이자 자유롭고 높이 솟아오르는 미국인의 정신을 의미한다. 이 작품이 베이징에서 멋진 자리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선물한 흰머리수리상. AP연합뉴스

트럼프가 선물한 흰머리수리상. AP연합뉴스

시 주석도 “반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중·미 양국 대통령이 상호 국빈 방문을 한 것은 양국 관계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이번 만남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과 미국이 어깨를 나란히 해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싸운 역사를 강조하면서 “피와 불 속에서 맺어진 이러한 우정은 반드시 세대를 거쳐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양국의 우정을 강조하면서 일본이 공동의 적이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아시아 안보 공약을 준수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일본의 불안감이 커지는 데 나왔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오늘 우리는 중·미 관계의 또 다른 역사적 분기점에 서 있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중국식 현대화는 모두 야심 찬 목표지만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국력 증대가 미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공동의 비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오전의 환영식 행사 연설에서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중화민족 부흥은 함께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중·미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강대국이 신흥 강대국의 부상을 우려해 견제에 나서면서 결국 무력 충돌하게 된다는 뜻으로, 미·중 충돌이 필연적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쓰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부부가 만찬장에 들어가기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부부가 만찬장에 들어가기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백악관 만찬장은 붉은색으로 꾸며졌다. 만찬장 입구에 붉은 카펫이 깔렸고, 둥근 탁자와 의자에도 붉은 천을 덮었다. 그 위에 빨강 양초를 켜고, 빨간색 달리아와 라넌큘러스 꽃으로 장식했다. 행운을 가져온다고 여기는 붉은색이 잔칫날 등에 주로 쓰이는 중국의 전통을 고려한 것이다.

앞서 백악관은 “오늘 저녁의 장식은 따뜻함과 축하의 뜻을 표현하며, 중국 역사 전반에 걸쳐 이어져 온 빨간색의 문화적 의미를 활용했다”는 설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두 정상의 연설이 끝나고 오후 8시쯤부터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 행사가 시작됐다. 이날 만찬에는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오픈AI의 샘 올트먼, 보잉의 켈리 오트버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등이 참석했다.

AI 모델 개발부터 이를 구동하는 반도체,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소비자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미국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기업의 수장들이 두루 이름을 올린 것이다.

반면 중국 측 기업인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의 정보기술(IT)·자동차 분야 주요 기업들은 중국 군부와의 연관성 때문에 상당수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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