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하늘 아래 책 대출 격차 3배…강동이 ‘도서관 힙’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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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2021~26년 상반기별 도서관 대출 독서 실태를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 동안 증가하던 전국 도서관 대출 규모가 올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사실이 드러났다. 단번에 2023년 수준 내지 그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20대, 30대가 그 기간 차례로 최대 낙폭을 보였다. 남성 대출 독서는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에도 자극받지 않았다. 인구 대비 대출률은 세종시가 가장 활달했고, 강원·경북·인천이 가장 둔했다. 도서관 회원 수 대비 대출은 세종·광주·울산이 가장 높았고, 대구·부산이 가장 낮았다. 1~2부 기사 내용이다. 상반기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기획의 마지막 편으로, 서울 25개구를 집중 살폈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 문화·독서 자원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각종 도서전과 문학·작가 행사, 대형 서점…. 서울이 대한민국 독서의 바로미터,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한겨레는 1·2부로 전개한 ‘도서관 정보나루’의 빅데이터 분석 방식에서 더 나아가, 서울 경우 ‘대출 도서 상위 5000종’으로 범위를 넓혀 살폈다. 국립중앙도서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로 접근 가능한 한도다. 기존엔 지역·연령·성별에 인기 도서 트렌드도 유의미하게 포착하고자 상위 대출 1000종에 제한했다. 지역에 따라 1000종 너머의 권당 대출건수는 크게 미미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엔 최대치 조사 분석을 시도했다. 연령별 독서 경향은 1000종에 기반했다. (▶각주1)
한겨레가 국립중앙도서관이 집계하는 전국 공공도서관의 대출 내역 2021~26년치를 분석해보니, 올 상반기 서울의 대출 상위 5000종의 총 대출건수는 279만1554건이었다. 인구 100명당 30.05권씩 빌려 전국 평균선(29.43권, 1503만8087건)을 통과하는 마지막이자 7번째 광역 지자체가 서울이다. 아동·학습서를 제외한 ‘성인 도서 상위 5000종’의 대출건수는 서울이 106만2914건에 11.44권씩으로, 차이는 커도 세종시(20.71권)에 이어 2위다. 전국 평균은 9.56권(488만2917건)이다. 전반적으로 다른 권역에 견줘 성인 독서는 더 활발하다고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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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대출 도서 상위 5000종을 ‘종합 도서’로, 아동·학습서를 뺀 대출 상위 5000종을 ‘성인 도서’로 약칭하고자 한다.)
서울의 대출 독서 지도
서울에서 올 상반기 도서 대출이 가장 왕성한 곳은 강동구로 조사됐다. 인구 100명당 ‘종합 도서’를 48.89권씩 빌렸다. 달마다 8권꼴이다. 전체 대출건수는 24만3946건으로 강원도(25만5363건)보다 조금 적다. 인당 종합 도서 대출건수(대출률)는 강동구에 이어 강남(45.72), 양천(44.58), 서초(44.08), 마포(44.07), 성동(43.38), 동대문(41.40), 용산구(39.14권)가 많았다. 하위 그룹은 관악(15.15), 구로(17.39), 강북(19.7), 중랑(22.7), 금천(24.34), 강서(26.81), 은평구(27.92권)가 구성했다. 전국 평균치보다 저조한 7개 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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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도서’도 강동구로 시작한다. 100명당 28.27권씩을 빌려, 전국치의 3배에 가깝다. 아동·학습서를 빼니, 여타 지역의 양상은 달라진다. 마포(26.42), 양천(25.09), 용산(22.98) 뒤로 서초(22.93), 영등포(22.33), 중구(22.31), 강남(22.21), 성동(22.16), 동대문(22.10) 등이 물러섰다.
반면 하위권은 ‘종합 도서’ 실태와 비슷했다. 안에서 순위(구로-관악-중랑-강북-금천-강서-송파 순)를 주고받았을 뿐이다. 송파구만 새로 유입되어, 대출률 15권 이하의 지역군(10.91~15.38권)에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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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성인 도서 대출 모두 서울 관내 격차(각각 3.2배, 2.6배)가 전국 격차(4.4배, 3.8배)보단 크지 않다. 여러 외인이 있겠으나, 도서관 접근성, 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동성 등의 생활 인프라와 양태, 인구 구성비 차이를 우선 추정해 볼 만하다.
노원·광진·서대문·은평의 수상한 변화
2021~26년의 시계열 분석은 서울 시·구민의 대출 독서 실태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변동성이 더 큰 ‘성인 도서’를 보자.
강동구가 2021년 상반기 대출률을 14.57권에서 올해 28.27권으로 13.7권 늘려 9위에서 1위로 올라설 때, 노원구는 17.6권에서 19.75권으로 +2.2권에 그치며 3위에서 12위로 내려앉았다. 5년 동안 강동에서 대출건수가 108.2% 늘 때 노원은 +4.6%였다. 강동에 이어 영등포와 종로의 대출량 증가율도 98.8%, 80%로 도드라진다. 서울 전체 대출 증가율은 39.1%였다. 반면 광진구는 5위(16.1권)에서 13위(19.25권)로 하락, 노원 다음의 큰 낙폭으로 상위권을 이탈했다. 무엇보다 노원·광진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최근 3년 연속 대출 건수가 감소 중이다.
21년만 해도 은평구는 인구 및 성인 도서 대출률이 47만5천명에 14.14권씩(12위)으로, 45만1천명-14.39권의 양천(10위), 46만5천명-14.57권의 강동구(9위)와 어금버금했다. 5년 사이 강동·양천은 최상위권으로 단계적 진입할 때, 은평구는 18위로 후퇴했다. 은평은 서대문·강북구에 이어 최근 1년 새 대출건수가 가장 크게 빠진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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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해 상승하던 전국 도서 대출은 올해 처음 꺾였다. 특히 1000종에 기반했을 때, 종합 도서 대출은 2023년치(11.42권) 수준으로, 성인 도서 대출은 아예 23년치(6.55권) 밑으로 떨어졌다. 5000종으로 ‘줌아웃’을 하니, 지난 5년의 증가 추세가 올해 꺾여 2023년치에 근접하고 있었다. 서울은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모든 구가 합세한 건 아니다. 앞서 본 노원·광진·은평·서대문구와 더불어 하위권에 속해 온 중랑·강북·구로·송파구 8개 구가 자신들의 23년치를 밑돌았다. 그 결과 25개 구의 평균 대출건수는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도서관 최대 회원 20대?
서울이 전국 하향세를 그나마 견딘 배경으로, 24년 전후 가시화한 수도권 중심의 ‘텍스트힙’을 떠올릴 만하다. 다만 2030대 도서 대출과 연결되진 않았다. ‘상위 대출 1000종’을 분석한 결과, 2030대 대출량은 23년보다 올해 17만5천건이 준 반면, 50대와 40대는 각각 10만건, 7만9천건 늘렸다.
‘도서관 힙’은 4050대 몫이다. 올 상반기 20대가 100명당 10권을 빌릴 때, 40대는 42권 넘게 빌린다. (▶각주2) 20대는 서울 전체 도서관 회원의 22.5%를 차지하지만 대출 회원 구성비는 9.5%에 불과하다. 상승세를 일관되게 주도한 세대는 50대다. 가령 20대 남성이 5년 전에 비해 종합 도서 대출량을 18.9% 줄일 때, 50대 여성은 80.1%를 늘렸다.
거칠게 추리자면, 최대로 회원 가입해 최소로 대출하는 이들이 20대, 적은 비중으로나마 꾸준히 대출을 늘리는 이들이 50대다. 대출 회원 구성비는 30대가 최고였으므로 1권이라도 빌려보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고, 그런들 1인당 대출량으로 (취학 전후 아이를 둔) 40대를 따를 세대가 없겠다. 특이하게도, 서울의 구별 순위(성인 도서)는 구별 ‘60대 이상’의 대출률 순위와 가장 일치했다.
서울 하늘 아래 대출 격차 3배
독서·도서관 문화라는 장강(長江)에서 상류를 이루는 구들은 변하는데, 하류는 정체된 듯 보인다. 왜일까. 생활권을 거대하게 공유하는 가운데, 대출 격차는 왜 벌어질까.
1·2부에서 더 나아가 이번엔 25개 구별 부동산 실거래가(2026년), 근로소득(2023), 관내 학원 수(2026), 초등 학령인구(2026), 도서관 인프라(개수·장서·사서 수·예산, 2025) 등을 지표로 놓고 대출 실태를 따졌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클로드에 스피어만 상관계수 분석 등을 주문했는데, 소득·도서관 사서 수·도서관 예산 순으로 5000종 도서 대출 수준과의 상관성(값: 0.65~0.68)이 견고했다.
상관성은 인과가 아닐뿐더러, 그조차 거스르는 곳이 적지 않다. 강동은 지난 2년 동안 고덕·상일동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로 5년 전보다 7% 이상 인구가 늘고, 이들이 대출 수요도 키웠다. 1년 전과 단순 비교하면 40대와 0~13살의 대출 증가 폭이 압도적일 뿐 아니라, 서울에서 드물게 전 연령층 대출이 성장한 데다. 올해 20대 대출률도 최상위로 서울 평균의 1.5배다. ‘구민’이 동력인 셈이다.
반면 인접한 송파는 여타의 ‘강남 3구’와 묶이기 어려울 만큼 저조한 대출률을 보이고 있다. 강동구 공공도서관이 11곳, 송파가 12곳(2025, 서울시 집계)이다. 구별 인구 1위인 송파의 20대 대출률은 24위, 30대는 21위다.
관악구는 도서관 인프라가 열악한 그룹에 속한다. 구로는 중위 수준이다. 하지만 둘의 대출 수준 차이는 크지 않다. 둘 다 전 연령대가 대출률 최하위권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AI는 모르는 경험값
서울 각 지역의 대출 독서 실태가 이처럼 비일관적이고 다양하여 인과를 특정하기 쉽지 않다. 되레 구민들은 안다는 눈치다. 송파구에 사는 40대 여성은 한겨레에 “강동구 도서관이 책도 많고, 노트북까지 빌려주는 데를 포함해 작은도서관 등 환경도 월등히 잘 되어 있다”며 “가까이 관내 도서관이 있지만 강동으로 다닌다”고 말했다. 40대 서초구민은 “아동·청소년 책을 대상으로 했을 때 다른 도서관엔 없는 책을 반포도서관에선 찾지 못한 적이 없고, 희망 도서 신청도 거부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데이터와 에이아이는 이들의 ‘경험’을 모른다.
지난 5년은 21세기 들어 지자체 단위의 도서관 정책 기조 전환이 매우 두드러진 시기였다. 민선 8기(2022년 7월~26년 6월) 때로, 마포구 등 전국 각지에서 도서관 예산 삭감, 작은도서관 축소 등이 시도됐다. 서울시도 작은도서관 23년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논란이 일자 물러섰다. ‘독서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지난 5년간 도서관당 장서 구입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곳들도 있다”며 “이용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형태의 책으로 충실한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인공지능 혁명 시대에 ‘변화를 이끄는 도서관’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공도서관의 정상화”를 위한 도서관계 목소리와 예산 증액을 주문했다.
소득과 집값은 공공이 즉각 보정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다. 그나마 경험값과 도서관 인프라가 통제 가능하다. 이재명 정부도 국립중앙도서관 내년 예산을 올해 대비 15% 삭감안으로 논의 중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서규석 데이터팀 팀장
※각주1: 올 상반기, 전국 상위 1000종의 대출량은 상위 5000종 대출량의 40%에 가깝고, 상위 5000종은 전체의 24% 정도다. 서울도 대동소이하다. 다만 1000종과 5000종의 내역의 경향은 매우 유사했다. 5000종으로 확대해 전체의 경향과 실태를 더 자세히 포착해보려는 이유다. 그럼에도 전수 비교할 경우 순위 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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